빌 시먼스는 바쁜 사람이다. 작가이자 팟캐스터, CEO, 다큐멘터리 영화제작자, 남편, 두 아이를 둔 아빠다. 가장 큰 딸인 조이는 원정 경기를 많이 뛰는 축구팀에 소속되어 있다. 그래서 축구 시즌인 몇 달 동안 시먼스는 주말마다 남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몇 시간씩 차를 몰고 다녔다. 로스앤젤레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곳의 교통 체증이 얼마나 지옥같은지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먼스는 그 시간을 무엇과도 바꾸지 않는다. 그는 경기장으로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는 그 몇 시간이 좁은 공간에 딸과 함께 있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학교는 어떤지, 친구들이나 남자친구와는 어떻게 지내는지,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대화를 나눈다.
부모로서 언제나 부족한 한 가지는 시간이다. 빌 시먼스에게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그는 시간을 두 배로 늘리는 법을 터득했ㄷ. 우리도 시도해 보기 좋은 방법이다.
조깅 유모차를 이용하면 아이와 시간을 보내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일은 딸과 꼭 하고 싶었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다. 집에서 해야 하는 모든 집안일은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다. 부모는 항상 두 배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 시간은 귀하고 자원은 부족하다. 어떤 것도 허투루 쓰지 말자.
<<데일리 대드,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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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라이언의 글을 읽으면서 하고픈 말이 생겼다. 나는 거의 매일 아이와 함께 샤워를 한다. 아이가 18개월이 되었을 때 부터 아이를 사우나에 데리고 가서 내가 도맡아 아이를 씻기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거의 매일 함께 샤워를 하고 있다. 10년이 넘는 기간을 꾸준히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일도 생겼고, 할 말도 제법 된다.
우선 거의 매일 아이를 씻기다 보니 나는 아이의 성장을 몸으로 느낀다. 아이의 머리를 감길 때 나의 두 손이 점점 올라가는 것을 느끼며 아이가 크고 있다는 걸 알고,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샤워거품질을 해주면서 구석구석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 보고 느낀다. 나는 이게 부모로서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샤워를 준비하며 아이를 위해 치솔 상태를 점검하고, 여드름이 생기기 시작한 아이를 위해 바디샤워를 바꾸고, 폭발하는 성장호르몬으로 인한 매캐한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샴푸도 바꿨다. 아이는 알지 모르지만, 또래의 다른 아이보다 냄새가 덜하다. 아이가 상쾌한 샤워를 느끼게 하기 위해 가격이 꽤 나가는 호텔타올을 준비했고, 뽀송함을 위해 타올들만 따로 떼어 울샴푸로 란제리코스로 세탁을 하고, 건조는 기능성 의류 코스로 50분만 건조 하고 있지만 아이는 자세히 모른다. 다만, 아이가 매일 샤워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뽀송뽀송한 타올감을 느끼고 싶어서 라는 걸 나는 잘 안다.
아이와 함께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장난도 치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엄마는 이해하지 못해 못 사는 것들을 사달라고 민원을 넣기도 하고, 내가 엄마를 대신해 꾸짖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은 사우나라 늘 두런두런 이야기하는데, 이 모습이 보기 좋은지 사우나 친구들은 부자관계를 꽤 부러워한다. 10년 넘게 함께 사우나 하는 보람이 있다면 이런 것도 그 중 하나가 될 게다.
"다 큰 아이 혼자 씻게 두지, 뭘 씻겨 주냐?"고 사우나 친구들이 퉁을 놓기도 하지만, 이 행위 역시 유통기한이 임박했다고 생각하고 아이가 "이제 나 혼제 씻을래."라고 선언하는 날까지는 내 손길을 아이에게 담으며 씻겨주려고 한다. 하루의 삶에서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는가, 그리고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는가를 고민했을 때 정한 나만의 루틴이다. 이것이 있는 한 나와 아이는 뗄레야 뗄 수 없고, 안친할래야 안친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부모노릇도 노력이 없으면 힘들고, 진심이 없으면 아이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렇듯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받을 때, 그리고 '나는 부모 사랑을 받고 있어'라고 느낄 때 아이는 '온순한 양'이 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최종적으로는 아이의 성품이 온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매일 기도하듯 하고 있다. 이것이 부모와 아이 사이를 좋게 하고, 아이 품성이 온순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친구여, 자네와 자네아이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찾았다면 시작해 보기를. 삶에서 이만한 평온감이 또 없으니 말이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