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꿈치로 서면 오래 서 있을 수 없다'는 노자의 말씀이 가슴에 '콱' 하고 박힌다.
이 한 문장으로 모든 설명을 다하니, '명징한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은 발꿈치로 서 있어야 주목받는 시대이다. 이른바 '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인 건데, 자신을 내세우기에 바쁘다 보니 속도 없고 깊이도 없는 강정같은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이에 대해 노자 할아버지는 "이성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사람들은 음식 찌꺼기와 같으며, 사람들의 혐오감을 불러 일으킨다"고 말씀 하신다. 그 점에서 세상에서 튀는 그런 자들을 보면서 느끼는 내 감정은 잘못된 게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다른 한 편에서는 블로그라는 미디어에서 내 생각이나 의견을 밝히고 있는 입장에서 '나는 튈려고 오바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돌아보게 된다.
튀지 않으면 소위 뜨지 못하고, 너무 튀면 혐오감을 준다니 그런 욕구가 있는 자는 어찌 해야 할까? 답은 생각보다 가까운 데 있더라. 산속 깊은 오지라도 맛만 있다면 사람들은 어떻게든 찾아가고, 또 그것을 알리려고 애를 쓴다. 심지어 간판도 없고, 하루치 준비한 재료가 모두 팔리면 오전이라도 문을 닫기도 하고, 음식을 주문하면 일하는 사람이 부족해서 한참이 지나서야 나오는 그런 곳인데도, 꾸역꾸역 찾아들 가니 이 또한 새로운 미디어 세상이 주는 '진퉁'을 대하는 방식이 아닐까.
'우리가 원조다'라는 집에서 원조를 만난 적 없고, 스스로 '맛집이다'고 말하면서 맛집인 곳을 본 적이 없다. 소위 인플루언서를 불러다 죄다 퍼먹이고 돈을 줘서 띄우면 보는 사람은 많을지 모르지만, '아 얘네 돈 줘서 작업했구나' 하고 소비자인 네티즌은 금방 알아챈다.
내게 거액을 줄테니 블로그를 팔라는 자나 카테고리를 빌려주면 매달 수십 수백을 주겠다는 자들의 비밀글에 대답조차 하지 않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방문자수 몇 천명에 몇 만원이라는둥, 좋아요 백 개에 얼마라는 둥 돈 주면 띄워주겠다는 비밀글에도 보는 즉시 신고를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심지어 답방도 하지 않고, 진심이 느껴지지 않은 품앗이 댓글에도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억지로 뜨려고 하지 않고, '서로 좋으면 좋은 거 아니냐'는 공모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고 있다. 온전히 내 공간을 알아서 찾는 친구들만 만나고 싶다. 그래야 이곳에 내 진심을 쓸 수 있지 않겠는가. 시간은 더디지만 전보다 훨씬 많은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건 고지식할지 모를 '타협없음' 때문이 아닐까. 결국 내 블로그가 '숨은맛집'이라고 광고하는 식이 되어버려 어색하지만, 꼭 한 번은 말하고 싶었다. 그런 댓글을 남기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정말 크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