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장 하기 힘든 일 중 하나가 "안 돼"라고 말하며 거절하는 것이다.
초대를 받았을 때, 부탁을 받았을 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잘 거절하지 못한다. 또한 틀림없이 시간만 소모할 뿐인 감정에 대해서도 "안 돼"라고 말하기는 더욱 어렵다. 분노, 즐거움, 기분 전환, 집착, 성적 욕망, 이런 충동 들 가운데 그 자체로 대단한 것은 없지만, 이것들이 마음에 한번 날뛰기 시작하면 그 어떤 것보다 더 열정적으로 우리를 휘어잡는다. 조심하지 않으면 이런 감정은 손쉽게 우리를 압도해 버리고 삶을 낭비하도록 만든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욕망, 조금 더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이미 삶을 낭비하고 있다는 신호다. "안 돼!"라는 말의 위력을 배워야 한다. "고맙지만 안 되겠어", "미안하지만 그 일에 개입하기 싫어", 지금은 할 수 없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말 때문에 누군간느 감정이 상해 내 곁을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을 더 많이 거절할 때 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갈 수 있음을 기억하라.
<<데일리 필로소피, 라이언 홀리데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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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이 글을 읽으면서 약간의 괴리감을 느꼈다. 라이언은 '거절의 힘'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거절은 고사하고 사람과의 소통마저 불편해 하는 사람들의 세상이 되었다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내년의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책에서 '통화보다 메시지를 선호하는 세대'의 글을 읽고 정말 깜짝 놀랐었다. 그 책은 현실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조사의 기본이 되는 것이라서 '그런 세대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해서 더욱 놀랐었다. 이런 세대, 특히 젊은 세대들과 공존하는 세상인데 앞으로의 세상은 거절은 고사하고 상대를 처음 만났을 때 해야 할 '인사의 힘'을 이야기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할 정도니까 말이다.
한자로 사람 인(人)은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맞대어 기대고 있는 모습의 상형문자라고 한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린 덕분이다.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에서도 호모 사피엔스가 자신보다 훨씬 크고 힘이 센 다른 종족들을 물리치고 대세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서로 힘을 합쳐 적을 물리치는 협동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현대는 오히려 '혼자 있기를 권하는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다양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고는 하지만 '혼자 사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 세상'이 인간을 그리 만들었고, 나아가 인간이 '비인간화' 되어가는 걸 부추기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자신을 먼저 챙기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살피고, 그들과 어울리는 것은 '나 다운 나'를 만들어내는 필수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ich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