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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좋아하세요?

(나의 퇴사기 그 여섯 번째 이야기, 회식에 관한 추억)


해마다 연말 연초면 어김없이 거행? 되었던 조직 단위 회식. 

회사 단위, 사업부 단위, 부서 단위, 소 모임 단위 등... 



작년과 올 해는 코로나로 인해 풍경이 좀 달라지겠지만, 

이 맘 때가 되면 회사차원에서 혹은 개인차원에서 연말, 연초 모임 일정 잡는 것이 하나의

큰 일? 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회식,


좋아들 하시나요?


회식: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음식을 먹음(네이버 어학사전)


사전에 나온 회식의 뜻입니다.


좋은 뜻 아니겠습니까?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같이 음식을 나눠 먹는 행위 자체는 참 즐거운 일이며,

관계 형성에 기여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회식, 특히 직장 내 회식 좋아하시나요?




회사 문화 별, 세대 별, 직급 등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느낌과 반응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되는 물음인데요.


제가 있었던 J사는 연말이면 업무강도도 느슨해지고 하여 그간 억눌러 있던 회식 본능과 

조직 내 예산(활동성 경비) 소진을 목적으로 한 회식이 줄줄이 이어지곤 했었습니다.

[참 꿀 같은 직장이었죠. 술 먹고 밥 먹는 데는 관대한 경비 사용..]


어느 누군가가 이야기하더군요


회식은 주관 부서장을 제외하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또 그 부서장은 의무감으로 하는 일이라고,,,,


제 주변 경험상 회식을 단순한 친목 도모로 생각하기보다는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하는 곳이 

더 많은 것 같았습니다.


정규 업무 시간이 마무리되고 제2의 업무가 시작이 되기 때문에 회식 자체를 스트레스로 여기고

기피하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과 중 꼴 보기 싫은 상사를 퇴근 때 술에 취해 침 튀겨 가는 이야기까지 듣는 걸 좋아할 사람이 과연..)




제 회식에 관한 경험과 기억을 되돌아보면


신입사원 때 저에게 회식은 '즐거움'이었습니다.


대학 때 즐겨 먹지 못했던 음식(삼겹살, 회)을 안주로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특별한 회식을 기념해 먹었던, 소갈비와 참치회, 뒤이어지는 2차로 와바(WA BAR)에서

마음껏 골라 먹을 수 있었던 세계 병맥주 역시.

"아 내가 대기업에 잘 들어왔구나"를 느끼기에 충분했던 것 같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신혼 초 회식은 '초초함'이었습니다.


대리 정도 연차여서 일과 중 업무는 많은데, 그 많은 업무를 어서 마치고 아내와 시간 맞춰 만나야 하는데,

회식이라니.. 내가 꼭 가야 하는 건가?


가게 되면 1차만 하고 일어서는 건 욕먹을 행동인가?

'언제 끝나지' 하며 계속 시간만 확인했던 초조함의 연속으로 기억이 됩니다.



30대 후반 과장 연차의 회식은 '의무감'이었습니다.


즐거움과 기대감은 없지만, 남자 과장으로 자리를 지켜야 하고 상사의 의미 없는 대화 내용에

적당한 리액션을 해줘야 하는 의무감.


때로는 아래 직원들에게 과거 회식 때 나와 상사의 태도와 같지 않다는 이유로 훈계를 해줘야 하는

그런 의무감의 자리였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이때부터는 굽거나 냄새나는 음식이 있는 자리를 점점 피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막내는 열외, 대리급 연차는 노련미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집게와 집도를 도맡아 하게 되는 연차였던 것 같습니다)



40대 초반 차장 연차의 회식은 '불편함'이었습니다.


먹고 마시며 떠드는 자리가 아닌, 업무의 연장으로 다음 인사 때 행동 거취에 대한

심도? 있는 자리를 논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 이 두 질문을 제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일과 중 사무실에서 했던 고민을 술자리에서까지 계속해야만 했던....



퇴사 직전의 회식은..."저라는 존재는 없었습니다"


회식이 있다는 것을 당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굳이 그 자리에 배석을 해야 할 일이

없었던 것이죠


혹여 더 높은 상사 주관의 자리가 있어 배석하게 되어도, 어색한 인물이 되어 버린 상황이기에

조용히 상사의 체면을 생각해서 얼굴만 비추고 슬그머니 빠져주는 유령이 되어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회식.


누군가에는 기분 좋은 기억으로,


또 누군가에는 피하고 싶은, 고통? 스러운 자리로 기억이 되는 모임.


분명 직장 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맘때 문득 든 생각의 기록이었습니다.



나의 퇴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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