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퇴사기 그 일곱 번째 이야기, 퇴사 그 직후)
퇴사를 한지가 10개월 지난 지금, 퇴사 전 미리 해두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와,
퇴사하고 나서 달라진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퇴사 준비생 분들께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기록을 정리해 봅니다.
나름 10년 넘게 다녔던 곳에서 그것도 주요 부서에서 주무 직원으로 여러 업무를 진행하며
직, 간접적으로 알고 지내던 선후배들이 많았으나, 막상 회사 문을 나서고 나니 연락이 끊기는 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더군요
(그동안 경조사 때 챙겨 줬던 부조금이 아깝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지극히 현실적 부분의 이야기지만)
가장 후회되는 부분입니다.
나름 성실히 월급을 저축하여 자산 형성을 했다고 생각했으나 10년여 동안 좋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급여 외 파이프라인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이..
(이 글을 보시는 퇴사 준비생분들께서 꼭 유념하셔야 할 점입니다)
유예 기간을 제외하고 바로 지역보험료 고지서가 나오는데 정말... 엎친데 덮친 격이랄까..
돈 들어 올 곳은 없는데, 보험료라니..
피 부양자로 등록할 곳이 없는 분이면, 이 부분도 단단히 대비하셔야 합니다.
(하다 못해 어디 알바라도, 4대 보험 되는 곳을 잡아야 하는 현실의 어려움이 생깁니다)
법인카드 사용부터 작게는 복사, 팩스, 탕비실의 커피 및 간식 등
집에 혼자 있으면서 이 모든 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다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야
가능하다는 점.
머리숱 많기로 자부심 있는 사람이었는데 탈모 현상이 오더군요.
매일 아침 버스, 지하철 타고 나가던 사람이 집 근방에서만 생활하니 갇히고
단절되었다는 느낌.
다행히 몇 달 전부터 운동도 하고 해서 지금은 나아졌지만요..
우울증 비슷한 것이 오더군요.
퇴사 후 꼭 운동하세요. 이건 필수입니다.
막상 나오니 아내와 아들에게 면목이 없더군요.
그래서인지 마음은 안 그렇지만, 이유 없는 짜증도 늘고
(그걸 받아 주는 아내는 천사입니다)
내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지금도 노력 중인 부분입니다)
저는 그 첫출발로 블로그를 택해 봤고, 지금은 브런치에 글을 적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멈췄던 웨이트 트레이닝도 시작을 했고
아이 학습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퇴사는 피할 수 없지만,
사실 나오기 1년, 1년 반 전부터 거의 내놓은 자식 수준으로 이 부서 저 부서 돌며 방치되고
따돌림까지 당했지만(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소하려는 것을 그냥 나온 게 후회될 정도)
가급적 버텨 보세요. 나와서 뾰족한 수 없으면..
퇴사는 누구에게나 닥치는 '일'입니다.
다만, 그 전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과정과 준비가 충분했는지 여부에 따라 나오고 나서
세상이 달리 보일 겁니다.
아직도 적응 중이지만, 이 글을 적기까지 많은 어려운 과정을 겪었습니다.
퇴사 준비생 여러분. "준비하세요" 회사는 언제 여러분에게 등을 돌릴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