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 선생님은 되지 않으리라 결심한 1인 , 학원강사 되다-
그렇게 나는 연구수업을 끝으로
교생실습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학교로 돌아와 남은 학기도 정말 너무나
숨넘어가게 바쁘게 마치고,
나는 졸업을 하게 되었다.
손에 들린 교직 자격증을 보자니...
뭔가 뿌듯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온갖 생각들이 다 들었던 시기였다.
더구나,
일단, 졸업을 하긴 했는데...
4년 간 준비한 걸 다 포기했으니
‘난 이제 뭘 해먹고 살아야 하나?’
졸업 후 일단 전공에 맞춰 취업을 했지만
썩... 내 적성과도 맞지 않았고,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삶의 낙이 1도 없었다.
작은 회사였고 월급은 따박따박 나왔지만
이렇게 무료하게 살아야 하나 싶은 찰나
회사 사장과 매우 안좋은 일이 일어났고,
그렇게 나는 퇴사를 했다.
퇴사 후, 한동안 그 일로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추스리던 중...
이러다가 진짜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단
생각에 뭐라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 때, 내 머릿속을 스친 건, ‘교직 자격증’.
사실 이건 보험으로 따 놓은 것이었는데
그 보험을 써 먹을 때가 온 건가 싶었던 찰나!
집 근처 학원에서 제의를 받았다.
가볍게 면접을 보고 난 뒤 실장님께서
“선생님, 저희와 함께 일해 보시죠!
저 사람 잘보는데 쌤 잘 하실 것 같아요!“
라고 말씀하시는 거였다.
속으로는 ‘띠용’...
갑작스레 내가 누군가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니
밀려오는 부담감이 여간 무거운 게 아니었다.
내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꽤나 크게 느껴졌다.
그렇게 승낙을 하고 교재를 받아 집으로 왔고,
그 다음주부터 나는 ‘강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움도 잠시..
20대 초반에 앳된 얼굴,
헤어스타일도 단발이라 더 어리게 보였던 나는
학원 수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날벼락같은
일을 마주하게 되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 때 그 일을 겪은 후
학원을 나왔더라면....?...
13년이나 아이들과 함께하지 않았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한 학부모님께서 아이를 조금 더 봐주셨으면
한다기에 마침 수업도 뒤에 없어서
보충수업을 하고 있던 때였다.
밖에서 뭔가 소란스럽고 다른 선생님께서
나를 부르시기에 해맑은 얼굴로 나갔더니
라며 다짜고짜 소리치며 다가 오시는
학부모님의 말씀에,
처음엔 꿀먹은 벙어리마냥 아무말도 못했다.
“아.... 어머님께서 조금 더 봐달라셔서
봐주고 있었습니다...“
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뗀 후,
그 뒷 일은 ...
사실 그 뒤의 멘트도, 상황도 잘 기억이 안난다.
그때의 난 그저 교무실에 앉아
한참을 엉엉 서럽게 울었고,
다른 선생님들이 위로해주었던 것 외에는
기억이 없다.
학원 강사로 입성한지 3개월도 안되서
마주한 시련에 나는 너무 무서웠고,
서럽기 짝이 없었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도,
나한테 뭘 어쩌라는 건지도 도저히
모르겠어서 더욱 서글펐다.
그저.... 열심히 한 것밖엔 없는데.
이제야 10년이 넘다보니 세상도 많이
바뀌고, 나도 산전수전 공중전 할 것 없이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을 만나며
어느정도 내공이 생겨
무례하게 구는 학부모님들을 대할만한
능력치도 향상이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상황은 늘 나를 힘들게하고,
나도 모르게 떨리는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 힘들 정도로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어떻게... 13년 간 아이들과
어떻게 함께했을까?
(지금은 망가진 몸을 추스리느라
백조생활을 영위 중이지만
다시, 아이들과 함께했던 날들이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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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