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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bi의 마음일기 Sep 09. 2024

[투병일기] 17. 결국... 또 멈춰선 나의 일상

_이젠, 내가 무얼 해나갈 수 있을까...?_

결국,

나의 일상이 또 멈췄다.


간신히 버티고 다니던 교육이었는데,

그래도 재밌다고... 힘들어 죽겠지만

배움이 너무 즐거웠다.


무언가를 배울 때면 나는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런데,

또 다시 건강 적신호다.

아니,

원래 적신호였다면 지금은 응급.


다시 열을 38도를 웃돌고,

떨어져야 37.7...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음을 이미 나는

인지하고 있던 건 꽤 오래 됐다.


아마도...

한 달 전부터?

그치만, 그만두겠다고,

그만하겠다고 말하지 않았고,

말할 수도 없었다.


아주 오랜만에 무언갈 해보겠다고 일어선

나를 보는 가족들이 있으니까.

그치만,

계속해서 악화되는 컨디션에

가족들의 만류와 병원의 만류로

나는 중도 하차했다.


‘너무 아파 죽겠다’는 말조차 하지 못할만큼

체력은 바닥났고,

열로 인해 추웠다가도 또 떨어지면 땀흘리며

에어컨을 쐬니 악화될 수밖에...

매일 8시간의 교육과 집에서의 복습 등을

생각하면 10시간 이상 공부에 매진했고,

생각보다 꽤 재밌었고, 신기했다.


그래서,

나도 이번에 이 교육이 끝나면 새로운 시작을

하리라 너무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끝.


건강이 최우선임을 요즘같은 의료대란에

더 실감하는 대학병원 환자입장이라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다.

얼마 전 CT를 찍으면서도,

전에 없던 조영제 부작용이 생긴건지

두통이 심해지면서 꽤나 힘들었던 걸 보면

확실히 상태가 좋진 않다.


11월 검사를 겨우 당겨서 한건데..

진료를 10월에나 봐야 한다는 사실에

언제 기다리나 싶다가도,

그게 어디냐 하는 안도를 한다.


이 열은 대체 왜 이렇게까지 날 괴롭히고

있는건지 도저히 못찾아내면....

그땐 진짜 어쩌지...?

기존의 병 역시 이 영향으로 더 힘들어지고

통증에 대한 역치는 더 낮아지고,

강도는 더 세졌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서

거의 좀비처럼 빈 속에 약부터 때려넣는

상황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약 12~13년 전의 내모습에 비하면

지금은 천운이다, 너무 감사한 매일이다를

외쳐야 하지만, 인간의 간악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조금만 아프면,

‘왜 내가 이렇게 아파야 하나’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니...

그래놓고 또 괜찮으면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나는

철저히 인간인가보다 싶다.


내가 멈춰서며,

노트북도 동시에 멈춰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을 보면...

사실,

이정도면 걍 암것도 하지 말고 쉬라는

부처님의 계시같기도 하고...

이러한 합리화와 함께 그간 못한 집안일과 함께

그렇게 난... 다시 멈춰서 돌아왔다.


https://brunch.co.kr/@richjubi/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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