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팔의 힘도 빠지는 건 왜 때문이지..?
아부지께서 강의에 쓰일 자료가 필요하다며
워드 작업을 요청하셨다.
나름 타자 속도가 빠른 편인지라 흔쾌히 수락을 하고,
식사하시는 아부지 옆에서 워드를 치고 있었다.
근데,
점점 팔에 힘이 빠지고 손가락에도 힘이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해서, 급하게 팔을 막 주물렀다.
이런 증상이 사실 어제의 일만은 아니다.
교육을 들을 때도 계속 이런 증상이 따라와서,
알 수 없는 힘빠짐에 덜컥 ’겁‘이 났었다.
괜히 갖가지 병명을 떠올리며,
‘설마... ? 에이...’ 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그냥 그렇게 지나갔었다.
자주 있던 일은 아니었고,
긴장되거나 스트레스 받거나 피곤하면
한 번씩 이랬던 것 같아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는데,
아무런 이슈도 없던 어제 ,
나는 대체 왜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아니,
이게 느낌인지, 진짜 증상인지도 사실 헷갈린다.
분명한 건 힘이 빠져 워드를 치는데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열심히 팔을 주물렀다.
그리고 얼마 후 괜찮아져서 다시 작업을 했고,
한 시간 쯤 후에 작업을 다 마무리 해드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타자를 치고 있지만,
뭔가 팔에 힘이 덜 들어가는 느낌이긴 하다.
문득
’팔이 책상에 닿아서, 신경이 눌려서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에도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있었더니
신경이 눌려서 양반다리 오래하면 발 저리듯한
저림이 한 달여 가량 지속되기도 했었기에,
그리고 특히 요즘, 아무것도 안했는데,
그때 그 팔에 저린 증상이 있었기에,
무시할 수만은 없는 가설인 것 같다.
하...
담주에 검사 결과 들으러 가야 하는데,
왜 갈수록 몸 상태는 이러는지.
나름 백수로 잘 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보기엔 내가 쉬는 게 아니라고 했다.
욕심이 많아서 공부도 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어서 머릿속에 이것저것
다 때려넣고 준비한다고 너무 무리한 걸까?
그러기엔,
너무 준비가 안되어 있는 걸...
그래서일까?
왜 호전은 되지 않고, 점점 악화되는 기분이지?
가도가도 끝이 없는 캄캄한 터널에 갇힌 그 느낌.
새삼 느끼는 이 답답함과 불안함이 자꾸 나를
잠식하는 듯해서 아무 생각 안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머릿속은 더 전쟁인 건 또 왜일까?
질문이 많아지는 요즘.
자꾸만 고장나는 내 몸에 궁금한 게 많다.
인사이드 아웃처럼 내 안의 장기들이
말도 하고 치유도 한다면 참 좋겠다는
우스운 생각도 드는 요즘이다.
근데, 뭐...
고장나도 어쩌겠어. 고쳐야지.
버텨야지, 살아내야지.
이것도 다 지나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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