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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bi의 마음일기 Nov 22. 2024

[투병일기] 29. 홧병인가...? 울분인가...?

속터짐은 덤

날이 추워지고 통증의 강도가 세지는 요즘.

문제는, 그 뿐이 아니었다.

비염은 어려서부터 있었어서 크게 신경을

안쓰고 살았던 거 같은데,

몇 달 전부터였나? 갑자기 증상이 심해진 듯한

느낌이 들고, 어느 순간 냄새도 잘 맡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난 어려서부터 편도염으로 인한 고열로

자주 응급실에 실려가곤 했는데 근 10년 간은

열이 글케 오르진 않아서 안심했던 게 화근이었다.


2년 전부터 목이 부으면 또 열이 오르기 시작했고,

며칠 전에도 목이 좀 붓는 느낌과 함께 칼칼한 기분이

들면서 으슬으슬 춥길래 열을 쟀더니 38.4...

살살 오르는 열을 보면서 문득 예전 기억이 떠올라

바로 해열제와 일반의약품을 먹었지만

며칠이 지나도 썩 차도가 없다.


그러던 중 어젯밤부터 이상하게 목이 붓고

또 춥더니 안되겠다 싶어 아이스크림으로

응급처방(?)을 나름대로 하고 목아픈 약을

섬유근통약과 함께 먹고 잤다.

뭐, 대부분 그 담날은 좀 나아졌으니까

당연히 그럴 줄 알았지.

그치만, 아침에 일어나니 말을 하기 힘들고

침을 삼키기도 어려울만큼 목이 부었다.


안되겠다,

이대로 두면 또 40도 열에 시달릴 게

불 보듯 뻔한 일이라,

잠깐 누워있다가 기본적인 세안 후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의사선생님께서 목과 코를 보시곤

많이 부어있다고 하시면서,

특히 '비염이 심한 거 아시죠?‘ 라고

하시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걍 조금

비염이 있는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근데, 내 코는 이미 엄청 부어서

콧 속이 다 막혔다더라...;

이정도면 둔한 거다... 예민은 개뿔.

겁나 둔한거든 아님 무식하게 참은 거든

둘 다 문제다, 나에게 있어선.

게다가 담주는 대학병원 검사부터 진료까지

줄줄이 난리인데, 이런 상태면 혈액검사수치는

빼박 난리가 난다. 특히 염증수치가 3배 이상으로

뛰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한데, 하필....


으휴, 나름 쉰다고 쉰 거 같은데 막상 컨디션은

내 맘 같지 않고, 이번주 3일 내내 은근 바빴다보니

면역력이 바닥인 상태라 더 이랬다 싶으면서

온갖 자책과 핑계가 난무했다.

근데 뭐, 어째. 이미 아픈 걸.

글서 주사 잘 맞고, 오자마자 뭐라도 주워먹고

약도 잘 먹고... 이러다보면 뭐 낫겄지 라는

맘으로 좀 쉬어야지 했는데.


왜 이런날은 이렇게 바닥의 먼지며,

머리카락은 더 잘 보이는지...

결국 승질머리를 이기지 못하고 일어나서

청소며 빨래며 다 뒤집어 엎기 시작...

거기다 색깔별로 나누어 빨래를 했는데,

하필 어두운 색 빨래를 하다가 누군가의

바지 속에 있던 휴지때매 대참사가 나고

나의 인내심도 대참사가 났다.


검은 옷들 사이로 보이는 하얀 휴지조각...

한숨과 동시에 스트레스 대 폭발로

혼자 소리지르고 난리 부르스...

엄마한텐 죄송하지만,

그렇게라도 안했으면 난 죽을지도...

이걸 다 하나하나 참자니 내 속에선

매 번 천불이 나는데,

그걸 알라나 몰라...

암튼, 수습한다고 옷 다 털고, 건조기에

넣으면서도 한숨 대잔치...

진심 스트레스.. 아직도 스트레스...


물청소부터 시작해서 세탁기 통살균 가동.

몸이 멀쩡하면 모르는데,

원래도 안 좋은 몸에 편도염으로 더 성치 않으니

작은 거에도 겁나 폭발하게 되는 오늘이었다.

화가 많은 것도 맞지만, 걍 오늘 몸이 넘 힘드니

그동안 쌓인 무언가가 터지는 기분.

속은 후련한데 맘은 안편하다.

에휴.

몰라몰라, 다 귀찮고 싫다 진짜.


피곤하니까 오늘은 아무것도 안하고 자버려야지.

진짜, 아무것도 안해야지.

(이래놓고 책 펼치고 있을 게 뻔하다.)

진짜 진짜... 그럴거야...!!(Nope...!)

마음은 이런데 막상 몸은 책상 앞에 있는 나 자신.

지겨워 증맬루.

(워커홀릭의 최후...백수여도 상황은 동일)

암튼...

뭘 하든 아프지나 말어랏,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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