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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Jong Uk Mar 17. 2020

동료가 가족 같으면 망한다.

가족같이 해봐서 알아여, 느낌아니꽈~ 

읽기에 앞서 드리는 말
아래 글은 공유오피스 3년차 일못할 팀장이 몸으로 부딛치고, 책으로 읽고, 영상으로 배운 내용들을 실전에 시전해보며 먹혔던 이야기들로만 구성한 찐 기록입니다. 누구에게나 맞는 해답일 수는 없으나, 고통속에 하나의 참고는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봅니다.  
팀장은 대체 무엇일까? 나는 팀장의 자격이 있을까?

회사 구직을 할 때 누구나 한번쯤은 끌렸던 문구가 있다!


저희 회사는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


가족은 실수도 감싸주고, 눈빛 만으로도 알고, 싫어도 밥 떠먹여 주는... 그런 유토피아가 아닌가?

아마도 부족한 실력에 혼나기는 싫다 보니, 온실 속 화초처럼 따뜻이 보호받으며 자라고 싶었나 보다.


나 또한 매우 한창 구직 시기에 이런 글을 찾아다니는 사람이었기에 어떤 마음으로 저런 글을 적었는지, 또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이해가 충분히 간다.


하지만, 이 글의 결론은 <회사에서 동료는 가족같이 않아야 한다.>

회사에서 동료를 신뢰하는 이유는 관계가 아니라, 그의 퍼포먼스가 좋기 때문이다.



1. 갈등에서 관계를 풀기보다, 업무 방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어린 시절 기억은 왜 때문에 싸웠는지 팩트체크를 하는 것이 중요한 과업이었지만, 동료 간 갈등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업이다. 시시비비를 가려 니 잘못이네, 내 잘못이네 하는 동안 회사의 퍼포먼스에 상승은 단 1도 없다. 책임소재 따지느라 시간 쏟기보다 어떻게 해야 해결될 수 있을지를 논하는 것이 생산적이다. (즉 회사 일은 철저하게 과거보다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절대, 왜 그랬는지 묻지 말고 이후에 어떻게 할지 물어라! 사람은 기본적으로 본인 상황을 대변하려는 심리가 있기에 무조건 실수에 대해 왜 그랬는지 상황을 설명하기 마련이다. 이때 관리자라면 그 순간에 충분히 공감하되, 포용 언어를 던저야 한다. "직원에게 너를 믿으니 불가피한 상황임을 믿는다. 그리고 이후에 이러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잊지 말자, 새로운 관계에서 갈등은 당연한 것이다. 초기에 많이 싸운 부부가 오래간다는 말은 빈 말이 아니다. 많이 다투되 이후 상황에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자. 


2. 감정에 호소하지 말고 업무에 호소해야 한다.


업무는 정확한 공식적으로 합의과정을 거쳐 정한 업무범위와 기간이 있고 해야 할 KPI/OKR 등이 분명하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명확한 기준과 선이 존재하고 이를 두고 서로 간 요청사항을 스스럼없이 뱉어내야 지속 가능한 일의 관계에서 동료가 아닐까 한다. 잘못한 건 고쳐야 하고, 안 한 건 해야 한다. 관계는 안아주지만, 업무는 짚어주는 것?


이러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어려운 상태에서 고착화돼버리면 업무에 대한 피드백과 사람 감정에 대한 동요가 합쳐져서, 조직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때 관리자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분리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업무로 주는 피드백과 당신을 대하는 내 생각과 감정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때문에 나의 피드백에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보다는 이 업무는 잘해야 하는 것이고, 업무 때문에 나라는 존재까지 기피하지는 않는다는 확신? 을 가져다주어야 한다. 당신은 좋은 리더이니깐,


3. 반응(React) 말고 응답(response)하라.


친밀한 가족관계에서는 대게 그 사람의 상황이나 이야기를 듣고 즉각적인 감정이나 생각을 말하곤 한다. 하지만 동료관계라면 이 말이 이 사람에게 어떤 행동을 장려할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매우 중요하다.


무릎을 탁 치면 튀어 오르는 것 같은 순간적으로 나오는 답변은 감정적이기 쉽다. 함께 하는 공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상대가 원하는 말과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잘 묶어서 응답해야 한다. (한 템포 쉬고, 이 이야기는 이렇게 전달되겠지?라는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


예를 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을 못 하니 고쳐라가 될 수 있겠지만 직진하면 상대의 자존감만 낮출 뿐이다. 다른 글에서 말했지만 자존감이 무너지는 피드백은 절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 때문에 이 친구가 못한 부분을 개선 필요하다는 인지만 시켜주고, 되려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켜주는 것이 더욱 내적 동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이다. 


Before : 상황을 보고 하고 싶은 말 바로 하기! 대략 난꼰 (대략 나는 그에게 꼰대일 확률이 높아진다)


"콘텐츠 계속 오타 검수 안 하고, 핵심 내용 정리안 해서 이렇게 올릴 겁니까? "


After : 상황을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보려면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Better 개념으로 접근해야 상호 간 긍정적인 상향 피드백이 가능하다. 


"콘텐츠 빠르게 기한 맞추는 것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러한 부분에 대해 늘 잘 지켜줘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여기서 이제 콘텐츠 오타만 더 디테일하게 봐주고, 작성 전에 핵심 내용 프리뷰를 저에게 공유 주면 더욱 완벽해질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시냐?"


돌아가는 건 힘들다. 그렇지만 빨리 가는 건 망한다. 

반응형 직진보다, 응답형 우회로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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