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 #구독 서비스 #네트워크 효과 #회계 해석
오늘은 아마존 구독 서비스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아마존 매출의 TOP5를 순서대로 나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위 온라인 스토어(1P), 2위 제 3자 판매 서비스(3P), 3위 AWS, 4위 광고 서비스, 5위 구독 서비스 입니다.
2024년 3Q 기준, 구독 서비스는 분기 매출 $11.3B이며, 전체 매출($158.9B)의 7%를 차지합니다. 한 분기의 매출이 기업의 온전한 실적을 드러낸다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최근 12개월 기준으로 매출을 확대해보겠습니다. 구독 서비스 매출은 $43.4B 이며, 전체 매출($620.1B)의 7%를 여전히 차지합니다.
$43.4B은 원화로 환산하면 약 60조원으로 현대차와 카카오의 시총의 합산한 수치에 근접합니다. 아마존의 구독 서비스는 1년 동안 대한민국 상위 2개 기업의 합산 시총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우 거대한 매출임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매출의 7%만 차지할 뿐입니다.
아마존 매출의 5위에 해당하는 구독 서비스의 영업 이익 기여도는 얼마나 될까요?
저는 보수적으로 '제로'로 잡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회계상 영업 이익에 구독 서비스가 기여하는 바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구독하면 월 $14.99를 지불하거나, 연간 약 $139 달러를 지불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구독료는 아마존 회원권 개념이기에 비용이 들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아니죠.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 되면 아마존 프라임 배송(*1~2일 내 배송 서비스)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아마존닷컴에서 쇼핑할 때, 회원가로 추가 할인을 받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OTT 서비스)를 누릴 수 있습니다.
뭔가 비슷한 서비스가 한국에 있다고 생각하시죠? 맞습니다. 쿠팡의 비즈니스 모델은 아마존의 사업을 복사+붙여넣기 한 것입니다.
아마존 구독 서비스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서비스 유지를 위해 다시 투입되어야 합니다. 아마존 프라임 배송 서비스를 위한 풀필먼트 비용, 아마존닷컴 할인 서비스 비용,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IP와 오리지널 제작비용 입니다.
숫자로 보겠습니다.
2019~현재까지 아마존 구독 서비스 매출(노란색)과 CAPEX 지출(주황색)을 비교해보았습니다. 보시다시피 2020년부터 CAPEX 지출은 구독 서비스 매출보다 크며, 현재는 1년치 구독 서비스 매출을 모두 CAPEX에 쏟아 부어도 추가로 $26.4B를 지출해야 합니다.
물론, 아마존 CAPEX 지출은 구독 서비스 매출만으로 충당할 수 없으며, 아마존 데이터센터 추가 건설,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 등의 창고 등은 매출 1~4위 사업부에서도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아마존의 실제 자본 배분을 알 수는 없지만, 아마존의 회계적인 자본 배분을 고려할 때, 구독 서비스 매출이 회계적 영업 이익에 숫자적으로 기여하는 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한 시각일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아마존 구독 서비스의 정량적인 측면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구독 서비스의 정성적인 측면입니다.
실제로 아마존 구독 서비스는 고객이 아마존을 떠날 수 없는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으로서 한 달에 $14.99(*원화 20,600원)만 지불하면 아마존 쇼핑 할인, 이틀 이내 프라임 배송,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OTT 플랫폼은 넷플릭스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시장의 OTT 점유율 1위도 넷플릭스일까요? 2023년 4분기 기준 미국의 OTT 시장 점유율 1위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22%), 2위 넷플릭스(21%)입니다.
미국인의 입장에서 넷플릭스를 구독하면 넷플릭스 OTT를 즐길 수 있는 혜택만 있습니다. (*사실 넷플릭스 서비스는 엄청난 혜택입니다.) 반면, 아마존을 구독하면 아마존 OTT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 할인, 빠른 배송의 혜택까지 누릴 수 있죠.
그러니, 미국인 입장에서 넷플릭스가 더 좋으니 아마존 구독을 취소하고 넷플릭스만 구독하자가 되기 어려운 심리적 '락업'이 됩니다. 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은 GDP를 기준으로 대한민국 16개를 합친 규모입니다. 미국에서 1위를 했을 뿐인데 한국 규모의 나라 16개국에서 1위를 한 것과 같다는 말이죠.
정리하면, 아마존 구독 서비스는 아마존 특유의 규모의 지출로 인해 회계 상 이익에 기여하는 바는 없습니다.
(*다만, 규모의 투자 비용 마련에 일조합니다.)
그럼에도 아마존의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네트워크 효과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회계 상 이익에 기여하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는 무형 자산의 확장에 기여하고 있으므로 아마존은 구독 서비스를 앞으로도 유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아마존의 시장 독점력이 높아질수록 구독료는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구독 서비스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사람들이 아마존을 끊지 못하는 기능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존의 장기 전략을 계속 지켜보는 것은 투자자로서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 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행동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