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나심 탈레브 블랙스완 #투자 위기 대응 방법
6일 새벽 튀르키예 남동부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8 지진으로 많은 사라들이 희생되었다. 피해는 다음과 같다. (*피해 집계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경향신문 2023.2.6. & 연합뉴스 속보 2023.2.7.
매우 참담하다. 기본적인 정보 조사를 위해 몇 개의 기사를 살펴보았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들의 참상이 전해져 마음이 아프다.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 엄청난 피해를 주는 사건을 '블랙스완'이라고 한다.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은 블랙스완에 해당한다. 참혹함을 예상하지도 못했으며, 그 결과의 파괴력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블랙 스완은 예상치 못한 금융 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나심 탈레브 교수가 도입한 단어이다. 사람들은 명문대 출신 월가의 금융 전문가들이 증시를 예측하여 투자자의 돈을 불려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는 예상치 못한 시기에 불규칙적으로 발생하였다. 그 때 마다 월가의 엘리트들은 무너졌고, 엄청난 재산 상의 피해를 입혔다. (*그래서 필자도 금융 전문가의 미래 예측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이는 비단 월가의 전문가들에 국한 된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도 위기를 예측하기 못하여 IMF 국가 위기를 맞닥뜨렸다. 2000년의 닷컴 버블로 인한 주가 폭락(*코스닥은 20년이 넘게 전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까지 금융 사태를 예상했던 전문가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2022년 12월 말에 필자가 쓴 글(*손흥민의 득점왕 기록과 2023년 주식 시장 전망)에서 2022년에 증시를 복기하고, 2023년 증시를 생각해보았다. 글에서 튀르키예(*터키) 증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언급했었다.
터키 BIST 지수는 연초 대비 182% 상승하였으며, 아르헨티나 MERVAL 지수는 연초 대비 128% 상승하여 글로벌 주식 시장 침체를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략) 2022년 1, 2위를 차지한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2023년 전망은 어떨까? 평균 회귀의 법칙에 따르면 2023년에 두 나라는 10위 혹은 하위권 순위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1년에 국가 증시가 100% 이상 수익이 나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튀르키예에서 벌어질 지진 참사를 예상하고 쓴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굴하고 2023년 튀르키예 증시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던 것은 평균회귀 때문이었다. 한 국가의 증시가 1년에 182% 상승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래서 그 다음해에도 비슷한 퍼포먼스를 기록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평균 회귀에 따라 매우 낮은 성과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는 게 합리적이다. 튀르키예 증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지진 참사와 동반돼 일어나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도 함께 남긴다.
블랙스완으로 돌아가보자. 블랙스완은 예상이 불가능에 가깝다. 2022년만 해도 우리 국민들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도 블랙스완에 해당한다. 그 시점 그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할 줄 알았다면 누구도 이태원에 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랙스완은 피할 수 없을까? 블랙스완은 예상이 불가능하므로 피할 수 없다. 단, 대응은 할 수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닥쳤음에도 피해를 입지 않은 후쿠시마 인근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은 이미 100년 전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었다. 그 당시 마을 이장은 피해를 '반면교사' 삼아 마을의 위치를 고지대로 옮기고, 절대로 일정 지점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하였다. 대부분 마을 사람들은 어민들이어서 불만이 컸지만, 안전을 위해 결정을 내리고 100년이 넘게 안전에 대한 원칙을 지켰다. 그 결과 100년 뒤 블랙스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마을이 되었던 것이다.
나와 이 글을 읽는 분들은 투자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투자의 세계에는 예상치 못한 시점과 사건으로 블랙스완이 발생할 수 있다. 주식과 부동산에 자산이 투자되었다면 블랙스완을 피할 수는 없다.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응할 수는 있다. 몰빵이 아니라 현금 비중을 유지했다면 피해를 제한할 수 있다. 과도한 레버리지(*빚)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파산을 면할 수 있다. 꾸준히 현금 흐름을 늘려나갔다면 자산 감소 시기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블랙스완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노력 여하에 따라 대응할 수 있다.
*다시 한번 튀르키예와 시리아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며, 조속히 피해가 복구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