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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한진 Apr 15. 2024

ep.16 그리니치와 '15 그램 커피 하우스'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 거리로

#사진을 클릭하면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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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니치 공원 북쪽으로 가면 그 유명한 그리니치 천문대가 나타난다.


계속해서 북쪽으로 걸었다.

넓은 그리니치 공원의 절반 정도를 걸었을 때 녹지가 사라지고 건물들과 넓은 주차장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왼편에 보이는 검은색 돔을 가진 건물이 바로 '그리니치 천문대'.

세계 시간의 기준시를 나타날 때 사용되는 'GMT'의 G가 바로 그리니치 천문대를 가리킨다.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이미 관람객들의 줄이 상당했다.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마 과학 교육의 목적이 크겠지?

아들도 없고 딸도 없는 나는 겉만 구경하고 그대로 지나쳤다.

음, 그래도 딱히 아쉬운 느낌은 없었다.



왼쪽에 보이는 리버풀 스트리트, 정면에 보이는 카나리 와프, 오른쪽에 보이는 O2 스타디움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자 천문대를 끝으로 아래로 내려가는 가파른 언덕길이 나타났다.

그리니치 공원은 절벽 같은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던 고지대였던 것이었다!

그런 지형 덕분에 위에서 탬즈강 쪽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장관이다.

쨍쨍하고 맑은 날씨 덕분에 최고의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강한 햇빛이 몸을 데움과 동시에 아직 서늘한 바람이 그것을 기분 좋게 식혀준다.

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풍경을 누리고 있었다.


언덕 끝에 서서 정면으로 보이는 것은 오늘 나의 최종 목적지인 '카나리 와프'.

범상치 않은 빌딩숲을 보자 마음이 선덕거린다.

왼쪽으로 반가운 리버풀 스트리트의 금융지구가 보인다.

찬 바람을 견디며 저 빌딩숲을 누볐었지.

오른쪽에 보이는 테이트 모던을 떠올리게 하는 굴뚝들과 뒤로 보이는 경기장 건물.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붙잡고 물어보니 역시나 생긴대로 발전소 건물인 '그리니치 파워 스테이션'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뒤로 보이는 경기장은 'O2 스타디움'으로 다목적 경기장이라고 한다.

런던의 노년들은 마음의 여유가 넘치는 모양이었다.

다들 런던에 가서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어르신들에게 부탁을 해보자.


 

언덕 아래를 내려오면 평지이다. 


끝내주는 경치와 날씨 덕분에 내려가기 싫었지만 흐르는 시간을 멈춰 세울 수 없으니 움직일 수밖에.

가파른 내리막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왔다.

거대한 그리니치 공원의 끄트머리와 그리니치의 마을이 나타났다.

집들과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각종 박물관들과 그리니치 대학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니치 대학은 한국인 유학생들도 꽤 있는 모양이었다.



역사와 전통의 그리니치 대학
리모델링이 한창
내츄럴 본 모델 키드
파인 아트 갤러리


길을 걷다가 우연히 갤러리를 지나치는데 내 시선을 빼앗았다.

잠깐 들어가 구경을 했다.

갤러리 직원은 손님 하나와 대화를 하느라 바빴다.

조용히 한 바퀴 둘러보고 빠져나왔다.


이제 카페인을 보충할 곳을 찾아야 했다.

내 목적지는 맥신 하우스의 옆방 거주자 친구의 추천을 받은 곳.

바로 '15 그램 커피 하우스(15 grams coffe house)'이다.

커피에 조예가 깊어 보이는 (느낌의) 그녀의 추천에다가 마침 오늘 내 동선 가운데에 있어서 오늘의 카페로 선정하게 되었다.


카페는 마음에 쏙 들었다.

내부가 좁은 가게였지만 잠깐 들렀다 가는 오늘의 용도로 안성맞춤이었다.

작지만 감각적인 가게의 모습도 한몫했다.

주문은 라떼와 고민하다가 끝내 필터 커피로 결정.

나이가 들수록 왠만하면 커피 주문은 블랙으로 선택하게 되는 느낌이다.

음료는 뜨거운 음료였다.

영국 대형 프랜차이즈를 제외하고는 아이스커피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도 아직 쌀쌀함이 있는 계절이라 따뜻한 온기는 환영이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덕분에 잘 쉴 수 있었다.

단점은 손님이 이용가능한 화장실이 없다는 정도?

차별당해서 화장실 안내를 못 받은 것이 아니라면 길게 머물 손님에게는 단점이겠다.

참고하시길 바라며 카페에서의 사진과 함께 이번 에피소드를 마무리한다.


햇빛 아래 영롱한 커피
바 쪽은 따뜻한 느낌 가득
가게는 넓지 않다.
좁은 내부를 커버하기 위한 외부 테이블들





ep.16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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