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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심 Jan 19. 2021

재미있는 독후활동

이번 주부터 토요 독서모임에 다시 참여하기로 했다. 5년 동안 함께 했다가 작년에 쉬게 되었는데 삶의 에너지가 하나 빠진 느낌이다. 비록 언택트 모임이지만 반가운 이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설렌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나는 재미있는 독후활동을 생각해 보곤 한다. 독서모임에서 예전에 해 본 것도 있고, 아직 못 해 본 것도 있지만 소개해 본다.



1. 메소드 연기? 소설 인물에 흠뻑 빠져보기

배우가 연기를 할 때 작가가 써 준 인물 정보 외에 자신이 직접 그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를 설정한다. 그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아픔이 있는지. 연기를 하는 동안 배우는 자신을 잊고 그 인물이 된다. 김영하의 《말하다》에서 소설가가 인물을 만들 때에 메소드 연기를 한다고 한다.

저는 어떤 인물을 만들어놓으면 한동안 그 인물이 할 법한 말을 하고, 그 인물이 들을 만한 음악을 듣고, 읽을 만한 책을 읽고 하거든요. 그런 것도 소설가로 사는 즐거움인 것 같아요(p.117).


독자도 소설 속의 인물에 감정 이입하여 소설 속에 나왔던 그 인물이 들었던 음악, 책, 음식 등을 접해보면 어떨까. 책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에는 하루키의 소설을 함께 읽는 모임에서 하루키 소설 속 미도리(노르웨이의 숲), '나'(양을 둘러싼 모험), 오카다 도오루(태엽 감는 새 연대기)가 직접 만들었던 음식과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소설 속 인물이 되어 보는 경험은 소설을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작가가 소설에 언급하지 않았어도 독자 스스로가 그 인물을 설정해 보는 것도 좋다. 그 인물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상상해 본다.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다 보면 소설 속 인물이 좀 더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올 수 있다. 또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가상 캐스팅을 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2. 책 보물찾기

엠마 왓슨이 프랑스 파리 시내 곳곳에 책을 숨겨 놓는 이벤트를 했다. 팬들은 '보물찾기'를 시작했고 책을 발견했다고 속속 인증샷을 올렸다. 이 기사를 보고 독서모임에서 책을 포장해서 서울 시내 몇 군데에 책을 둔적이 있다. 아쉽게도 책을 찾았다는 인증샷을 받지 못해서 아직까지 책의 행방은 알 수가 없다.


기욤 뮈소의《종이 여자》에는 북크로싱이 나온다. 책을 읽은 후 책과 함께 메시지를 적어 공공장소에 놓아두면 다음에 습득한 사람이 또 다음 사람에게 책을 넘겨주는 책 돌려 읽기이다. 소설 속 인물인 루카가 로마 어느 카페에다 소설책을 두고 오고, 그 책을 로마 관광객인 서울의 박이슬이 얻게 된다. 책 한 권이 샌프란시스코, 대서양을 건너 그리고 아시아를 거쳐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고 그 책을 만난 사람들은 위안을 받는다.


3. 감상평 정리하기

라디오에서 접한 기사인데 미국에서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몇십 년간 수많은 책을 읽고 자기만의 감상평을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보통은 별점을 주거나 또는 별점과 이유를 간단히 정리한다. 하지만 읽은 책이 점점 많아지면 책을 분류하기가 어려워진다. 독서를 좋아했던 할머니의 감상평을 참고 삼아 자기에게 맞는 감상평을 정해서 읽은 책을 분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읽은 책 목록과 감상평이 데이터화가 되면 이후에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해 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by 서울신문 | 네이버 뉴스




* 상단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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