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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Mar 28. 2019

GDP에 대해 묻는 대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

GDP를 기업 매출, 기업 자산과 직접 비교하면 통계가 왜곡되는 이유.

평소 팟캐스트, 유튜브, 블로그에 경제 상식과 원리에 대해서 쉽게 설명하는 방송과 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제가 운영하는 채널들의 댓글이나 제 메일을 통해서 경제 상식에 대해서 묻는 질문들도 자주 받는 편입니다.


애초에 이렇게 경제상식에 대해 알리는 콘텐츠를 만들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경제 상식과 원리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받으면 최대한 쉽게 잘 설명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질문을 해주시는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학생들이십니다. 학교에서 경제학 수업을 들으시는 분들 중에서 과제를 하기 위해서 관련 자료를 찾으시다가 제 콘텐츠를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이실 텐데요. 대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중에서도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려고 하는데 어떤 책을 읽는 게 좋을지' 묻는 분도 계셨고요. 


학생분들이 주신 질문에 대해서는 좀 더 신경 써서 자세히 설명드리려 하고 있습니다. 학문을 배우는 분들이기 때문에 처음에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서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고요. 또 이렇게 공부하는 학생들이야말로 나중에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우리나라의 주역이 되실 분들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이번 글에 나오는 질문과 답변 내용


질문에 따라서는 상당히 길게 설명을 드리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럴 때는 다른 분들께도 그 내용을 보여드리는 게 좋겠다 싶어 이렇게 블로그에 질문과 답변 내용을 올려놓곤 합니다. 누군가가 궁금해하는 내용은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잘 모르고 있거나, 궁금해할 내용들이기 때문이죠.


이번 글은 수업에서 과제로 GDP(국내총생산)에 관한 레포트를 쓰다가 궁금증이 생겨 저한테 질문을 주신 어느 대학생 구독자 분의 질문과 이에 대해 제가 설명해드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GDP를 기업 매출 그리고 기업 자산과 직접 비교하게 되면 통계가 왜곡되는 이유에 대한 글입니다. 저한테 질문 주신 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알고 계시면 좋은 내용인 거 같아 이렇게 공유합니다. 


먼저 제가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부터 보시죠.


(네이버 오디오클립이 뽑은 top10 채널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을 들으시면 다양한 경제, 경영 이슈에 대한 쉽고 깊이 있는 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매출과 GDP를 비교하는 것이 통계적 오류라는 것은 알겠는데 자산의 경우에는 어떠한가요? 교수님께서는 gdp와 자산을 비교하는 것이 동적인 개념과 현재량을 비교하는 것이라 틀린 비교라고 하시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ㅜㅜ 자산은 무엇이며 자산과 gdp의 비교는 왜 잘못된 것인가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저는 이렇게 설명드렸습니다. 우선 GDP, 매출, 자산, 스톡, 플로우가 각각 무엇을 뜻하는지 그 개념부터 아는 게 먼저이기 때문에 비유를 들어서 쉽게쉽게 설명해봤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홍선표 기자입니다. 제 방송이 리포트 작성에 도움이 됐다니 저도 기쁘네요. 저는 방송의 모든 내용을 블로그에 글로 올려두는데요. https://brunch.co.kr/@rickeygo 이 곳에 들어가시면 들으셨던 내용을 자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질문 주셨던 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GDP(국내총생산)와 자산을 비교해서 안 되는 아주 간단합니다.


 GDP와 자산을 직접 비교하는 건 마치 A라는 사람은 연봉을 기준으로 B라는 사람은 재산을 기준으로 두 사람 중에서 누가 더 잘 사는지 비교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이죠.


연봉은 누군가가 1년 동안 벌어들인 돈을 말하고 재산은 그 사람이 그동안 살면서 쭉 모아 온 돈과 부동산 등을 말하죠. 한 사람은 1년 동안 번 돈을 갖고 그리고 다른 사람은 그 사람이 평생 동안 모은 돈을 갖고 비교를 한다고 하면 제대로 된 비교가 될 수 없죠. 애초에 서로 완전히 다른 기준을 갖고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비교를 할 때는 서로 같은 기준을 갖고 해야 합니다. A는 키를, B는 몸무게를 놓고 서로 비교할 수는 없으니까요.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동적인 개념과 현재량이라는 개념도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현재량이아라는 개념은 스톡(stock)이라고도 불리고 동적인 개념은 플로우(flow)라고도 불리는 데요. 현재량, 스톡은 '누적'을 말하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고 동적인 개념, 플로우는 '흐름'을 말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누적이란 건 시간에 따라 차차 쌓아온 걸 말하는데요. 


조금 전 말했듯이 재산이란 건 한 사람이 평생 살면서 모은 돈을 말하는 거죠. 만약에 부모님한테 물려받은 재산이 있으면 부모 세대 때부터 쌓아온 돈이고요. 회사가 갖고 있는 재산을 말할 때는 회계용어로 자산이란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회사의 자산이란 아주 쉽게 설명하면 회사가 그동안 벌어온 돈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자산의 정확한 정의에 대해서는 마지막 부분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동적인 개념, 플로우는 보통 일정한 기간 동안 새롭게 벌어들인 돈을 말하는데요. 개인이라면 1년 동안 벌어들인 연봉이 이에 해당하고 회사라면 1년간 벌어들인 이익이 여기에 해당하죠. 


플로우의 단위는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 일주일, 한 달, 한 분기, 일 년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요. 중요한 건 그 기간 동안에 벌어들인 돈을 말한다는 거죠.



자 그럼 다시 GDP와 자산 개념에 대해서 돌아가 보겠습니다. GDP는 1년 단위로 그 나라에서 생산한 모든 부가가치를 더한 값이고 자산이란 건 그 회사가 설립된 이후부터 줄곧 벌어들인 돈을 말하는 거죠. 에디슨이 창업한 GE 같은 회사라면 100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벌어온 돈을 합한 값이 되겠죠. 


자 이렇게 GDP와 자산은 서로 이야기하는 기간의 단위가 다릅니다. GDP의 단위는 1년이고, 자산의 단위는 기업에 따라서 수십 년, 백 년 이상이 될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두 개념을 서로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오류가 생기게 됩니다. 


보통 GDP와 자산을 비교할 때는 GDP를 대기업 자산과 비교하면서 '대기업들의 자산이 GDP보다 많다. 대기업들이 사회의 모든 부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대기업들의 경우 수십 년 동안 그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해온 기업들이고 또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이런 기업들을 여러 개 묶게 되면 1년 만을 단위로 하는 GDP보다 높은 게 당연합니다. 


애초에 잘못된 비교인 거죠. 진짜로 객관적으로 대기업의 경제력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하면 GDP와 기업 매출, 기업 자산을 놓고 비교할 게 아니라 대기업들이 1년 동안 한국에 만들어낸 부가가치를 모두 더한 값과 GDP를 비교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아니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갖고 있는 총자산과 대기업들이 보유한 자산을 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꿀벌부터 63빌딩, 전투기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자산을 더하면 1경 3817조 원이 됩니다.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부의 크기, 국부는 어떻게 측정하는 걸까요? 이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방송을 들어주세요.) 



여기까지가 GDP와 기업 매출을 같이 놓고 비교하면 오류가 생기는 이유였고요. 참고로 하나 말씀드리면 우리가 기업의 자산이라고 할 때는 그 안에는 그 회사의 돈(자본) 뿐 아니라 외부에서 빌린 돈(채무)도 포함돼 있습니다. 외부에서 직접적으로 빌려온 돈뿐 아니라 남에게 대가로 지불해야 할 돈(부채)도 기업 자산에 들어있는데요.


경제, 경영학을 전공하고 계시거나 이쪽에 대해서 쭉 공부해보실 생각이라면 이 같은 기본적인 회계 개념에 대해서는 알아두시는 게 좋습니다. 오늘 설명해드린 내용을 다음 수업 시간에 다른 친구분들한테도 잘 설명해주셔서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이 주제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을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홍보의 말씀을 드리면 지금 이 채널에 올라와있는 방송과 제가 블로그에 연재한 글들처럼 경제 상식에 대해 쉽게 설명한 내용들을 묶은 책이 오는 4월 20일 이후에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이란 이름으로 출간되게 됩니다.


이 책을 보시면 오늘 설명드린 GDP 개념은 물론 금리, 환율, 가계부채, 최저임금 등 경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경제 상식 서른 한 가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책이 나오게 되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주변에 같이 수업 듣는 친구분들한테도 추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ygo@naver.com


(뉴스레터 <홍자병법>을 구독하시면 베스트셀러 경제서적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의 저자 홍선표 기자가 지금 이 글처럼 세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고급지식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시면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처럼 경제 상식과 이슈에 대해 쉽고 또 쉽게 설명하는 저의 책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이 출간됐습니다. 경제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31가지 주제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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