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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Feb 15. 2018

농림부 공무원 전화를 불통나게 했던 주제는 무엇이었나

돈버는 농업스토리(4) 귀농귀촌 홍보에 전원주택 주제가 효과 100%~

지난회에선 농식품 콘텐츠의 주요 이용자가 30~49세 여성이라는 사실을 살펴봤다. 과일과 채소 등 식재료에 관심 많은 30세 이상 여성층의 관심을 얻기 위해선 먹거리 관련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작성해야 하며 이들로부터 실제 상품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해당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를 함께 써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알아봤다.

    

이번 글에선 남성 독자층의 특성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이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 관심이 높은지, 이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펼칠 때 효과가 높은 농업 분야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핀다. 농업 관련 정책을 알리고자 하는 정부부처·공공기관 담당자와 귀농·귀촌 인구를 끌어들여야 하는 농어촌 지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겐 특히 도움될 만한 내용이다.

우선 남녀별로 서로 관심 갖는 주제가 어떻게 다른지부터 먼저 살펴보자.

<그림 1> 남성 선호 농업 콘텐츠 <그림 2> 여성 선호 농업 콘텐츠 @홍선표


<그림 1>과 <그림 2>는 네이버FARM판에 올라갔던 콘텐츠 중 각각 남성과 여성이 더 많이 읽었던 콘텐츠를 주제별로 나눈 그래프다. 2017년 11월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동안 네이버FARM판 운영 블로그인 더농부(blog.naver.com/nong-up)에서 조회 수 상위 50위 안에 들었던 콘텐츠들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50개 콘텐츠 중 남성과 여성이 더 많이 읽은 콘텐츠는 각각 25개씩이었다.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듯 남성과 여성은 관심 갖는 주제가 확연하게 달랐다. 여성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주제들은  과일, 채소 등 식재료와 식품 트렌드에 집중돼 있다. 텃밭, 식물 가꾸기, 주말농장 등을 포함하는 도시농업 주제에 대한 관심도 컸다. 


이에 비해 남성 독자의 관심도가 가장 높았던 주제는 귀농·귀촌이었다. 귀농해서 경제적인 성공을 거둔 귀농인, 귀촌해서 안락한 삶을 보내는 귀촌인, 전원주택, 각종 귀농·귀촌 지원 제도 등을 아우르는 주제다. 새로운 시도로 농업을 바꾸고 있는 현장 농민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정통 농업 카테고리도 남성들에게 인기였다. 

경향신문 베테랑 기자 출신으로 귀농해 현재는 소백산에서 정향나무를 키우는 김판수 씨 @더농부


남성들이 귀농·귀촌, 농업 관련 주제를 선호한다는 건 일반적인 예상과 맞아떨어진다. 이미 은퇴했거나 퇴직을 앞두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년~1958년 출생) 남성 중에서는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몇 년 새 귀농·귀촌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바탕에는 이런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와 농어촌 지역 지방자치단체는 귀농· 귀촌 인구를 늘리기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고령화, 저출산, 지속적인 인구 유출로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상당수 농어촌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귀농·귀촌에 대한 중·장년 남성들의 관심이 높다는 건 앞서 언급한 FARM판 자료와 다른 여러 통계를 통해 입증된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귀농·귀촌 관련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선 어떤 홍보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 그리고 (당신이 농어촌 지역 공무원이라면) 이들을 다른 지역이 아닌 내가 몸담고 있는 농어촌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전원주택 주제 콘텐츠의 인기는 엄청나다 @더농부

귀농·귀촌 관련 정책 정보, 지원 제도 등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원주택, 농촌주택 등과 연계한 콘텐츠를 작성하는 것이다. FARM판에는 귀농·귀촌 준비 노하우, 지원 제도 등을 다루는 귀농·귀촌 섹션이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편성된다. 그리고 귀농·귀촌 섹션에 나왔던 여러 콘텐츠 중 독자들의 관심이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전원주택, 농촌주택이었다. 


FARM판 서비스 초기 농어촌 지역에 단독주택을 신축·증축·리모델링하려는 건축주에게 정부가 심사를 거쳐 최대 2억 원을 최장 20년 동안, 연 2%의 금리로 대출해주는 제도인 '농촌주택 개량사업'에 대한 소개 콘테츠를 작성해 FARM 판에 게시했다. 그러자 며칠 후 농림축산식품부 담당 부서에서 연락이 왔다. "며칠 동안 전화가 수백 통 쏟아지는 바람에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콘텐츠에 나와있는 부서 전화번호를 빼줄 수 있냐"라는 부탁이었다. 전원·농촌주택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일화다.

                                                                                                                                                                            


FARM 판 편집을 위해 전국 농어촌 지역 지자체가 운영하는 블로그들을 매일같이 찾아보고 있다. 이런 블로그는 대개 귀농·귀촌에 대해 안내하는 별도 카테고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대부분 서로 비슷비슷하다. 

도시민이 귀농·귀촌에 대해 고민하면서 제일 먼저 알아보는 건 농촌에 내려가 살 집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가 여부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블로그, 웹페이지에 주택 마련에 관련된 내용들이 충실히 마련돼 있다면 검색 등을 통해 예비 귀농· 귀촌인이 유입될 확률이 높아진다. 방문한 블로그, 웹페이지에서 만족할 만한 정보를 얻었다면 그 안에 마련된 다른 정보들에 대해서도 찬찬히 살펴볼 확률이 높다. 지자체로서는 잠재적인 귀농·귀촌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귀농인의 주택 마련에 보통보다 더욱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는 지자체라면 이를 강조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주택과 관련해선 특화된 지원 제도가 없는 지자체라더라도 '농촌주택 개량사업',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 구입 지원 사업', '농촌주택 표준설계도" 등 정부 차원의 지원 제도에 대해 소개하는 콘텐츠를 작성한다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pexels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y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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