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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Apr 25. 2020

[홍자병법] '장사치' 나이키를 오늘같이 만든 전략 3

위대한 기업도 처음엔 '장사치'로 시작합니다. 나이키도 그렇습니다.

제가 여러 기업인들을 다룬 평전과 자서전, 뛰어난 기업들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여러 비즈니스 서적을 읽으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었기 때문인데요. 


바로 “아무리 탁월한 기업인과 위대한 기업도 처음엔 보잘것없는 ‘장사치’로 시작한다”는 거였죠.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고 진짜 말 그대로 장사치로 시작하는데요.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 파나소닉 창업자는 후미진 뒷골목에 자리 잡은 허름한 판잣집에서 자기 아내와 처남, 전 직장 동료 몇 명과 함께 가내수공업으로 전구 소켓을 만드는 걸로 사업을 시작했고요.


마윈과 그의 아내이자 동료인 장잉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처음 번역 회사를 차렸을 당시에 회사가 돈을 벌기는커녕, 오히려 돈만 계속 까먹자 직원들 월급과 사무실 임대료를 마련하기 위해 커다란 가방을 메고 다른 지방의 도매시장에 가서 온갖 잡다한 물건을 사다가 파는 일을 했습니다.


작고 마른 체격의 마윈이 이런저런 잡동사니가 가득 찬 산더미 같은 가방을 지고 힘겹게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그의 아내가 마음 아파했다는 이야기가 그의 평전 <마윈>에도 나오죠.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왼족), 필 나이트의 대학 시절 육상부 코치이자 공동창업자인 빌 바우어만


그리고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분도 처음엔 보잘것없고 초라한 ‘장사치’에 불과했던 분입니다. 


어쩌면 이분이야말로 진짜 ‘장사치’라고 할 수 있는 분이죠. 자기가 만든 제품도 아니고 일본에서 만든 운동화를 떼다가 파는 일로 사업을 시작했던 분이니까요. 그것도 제발 자기에게 신발을 팔아달라고 사정사정해서 겨우 시작할 수 있었던 비즈니스였죠.


여기까지만 말씀드리면 제가 오늘 어떤 창업자와 기업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눈치채신 분이 있으실 수도 있는데요.


예, 그렇습니다. 이번 글의 주인공은 바로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입니다. 그는 스물네 살이던 1962년 일본 고베에 있던 신발 회사를 찾아가 이곳에서 만든 운동화의 미국 서부 지역 판권 계약을 맺는 걸로 비즈니스의 첫발을 떼는데요.


스탠퍼드 경영전문대학원에 다니던 시기에 한 수업에서 ‘일본에서 만든 운동화를 미국에 수입해다 팔면 괜찮은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발표했던 내용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순간이었습니다. 


이때 필 나이트에게 신발을 공급하기로 했던 업체는 오니쓰카였는데요. 오늘날의 아식스의 뿌리가 되는 회사입니다.

이베이에서 5억 원가량에 판매됐던 나이키 초창기 모델


1964년 필 나이트가 처음으로 수입해 들여온 물량은 운동화 300켤레였습니다. 한 켤레에 3달러 33센트씩 해서 1000달러를 주고 들여왔습니다. 처음에는 이 1000달러도 없어서 아버지에게 손을 벌려야만 했는데요. 


이때 필 나이트가 그의 아버지에게 들었던 말이 “도대체 언제부터 이 따위 신발을 팔러 다니려는 생각을 했니?”라는 말이었습니다. 


필 나이트는 아버지의 이 같은 꾸지람에 고개를 푹 숙이면서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죠. 


이번 글에서는 이처럼 보따리장수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은 수준인 300 켤레의 운동화로 시작해 설립 첫해에 고작 8000달러 매출을 올렸던 회사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용 신발·의류·장비 업체로 클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유튜브 채널에서 필 나이트의 자서전 <슈독>이 내용을 소개하는 필자


독자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 나이트와 나이키의 성공 비결을 세 가지로 정리했는데요. 필 나이트가 자신의 자서전 <슈독(Shoe Dog)>에서 설명한 내용을 저의 관점으로 다시 풀어봤습니다.


먼저 이 세 가지 전략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돈과 마찬가지로 명성과 기술력 역시 빌릴 수 있다. 내가 보잘것없는 조무래기라는 사실을 안다면 거물을 내 사업에 끌어들여라”


둘째, “내 제품의 가치를 가장 잘 알아줄 사람들이 누군지부터 먼저 고민하라. 처음엔 나 대신에 내 제품의 입소문을 내줄 수 있는 ‘대변인’들에게 물건을 파는 데 집중하라”


셋째, “언제까지 호랑이 등에 타고 있을 순 없다. 언젠가는 스스로 달려야 한다”입니다.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ygo@naver.ocm


(본문 읽기)


(그냥 책 내용에 대해 편하게 설명하는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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