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선표 May 16. 2018

파레토vs롱테일, 소수와 다수 중 세상을 바꾸는 건?

똑같이 20대 80 현상 다루지만 내용은 정반대인 두 경제법칙.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홍선표 기자입니다. 오늘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지만 막상 제대로 알지는 못하는 경제용어 두 가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두 법칙 모두 20대 80, 80대 20 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그 내용은 정반대이기 때문에 더욱더 헷갈리는 용어인데요. 바로 ‘파레토 법칙’과 ‘롱테일의 법칙’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대로 두 법칙 모두 20대 80으로 표현되는 집단 안에서의 소수와 다수의 관계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요. 용어 안에 담긴 내용은 정반대입니다. 그럼 파레토 법칙과 롱테일의 법칙이 만들어진 유래와 그 뜻, 실제 경제·사회 현상에선 두 법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그 역사가 훨씬 더 오래된 파레토 법칙에 대해서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소수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백화점

파레토 법칙을 한 문장으로 말씀드리자면 ‘전체 결과의 80%는 20%의 원인에 의해서 일어난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결과의 대부분이 일부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는 걸 현실 세계에 대한 관찰을 통해 얻어낸 경험적 법칙인데요. 80대 20 규칙, 중요한 소수의 규칙이라고도 불립니다. 파레토 법칙이 적용된 몇 가지 사례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전체 매상의 80%는 상위 20%의 소비자들로부터 나온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기업 성과의 80%는 전체 임직원 중 상위 20%가 하는 업무 덕분이다’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파레토 법칙에서 말하는 80과 20이라는 숫자는 고정불변된 수치가 아니라 다수와 소수를 상징하는 숫자로 이해하시면 좋은데요. 조직의 업무 성과가 됐든, 기업의 매출이 됐든, 상품 판매 수익이 됐든 경제·사회 현상의 대부분이 평범한 사람이나 평범한 상품 덕분에 발생하는 게 아니라 숫자는 적지만 뛰어나거나 돈이 많은 소수의 사람들, 탁월한 상품 덕분에 발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의 부의 80%는 20%의 소수가 갖고 있다는 부의 불균등한 분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많이 사용하는 법칙입니다.

빌프레도 파레토

이 법칙을 처음 발표한 것은 19세기에 태어난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입니다. 그는 1896년 논문에서 이탈리아 전체 인구의 20%가 국토의 80%가량을 소유하며, 밭에 심은 완두콩 종자의 20%에서 전체 완두콩 수확량의 80%가 나온다고 주장했습니다. 

  

파레토 법칙은 이후 기업 경영과 상품 마케팅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기업 경영에서는 20%의 주요한 문제를 해결하면 나머지 80%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며 주요 의제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경영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1976년 루마니아 출신의 미국 경영 컨설턴트 조셉 주란이 품질관리 성과의 80%는 중요한 소수의 노력에 의존하며, 사소한 다수는 전체 성과에 기여하는 정도가 20%라고 주장한 것이 파레토 법칙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마케팅 업계에선 흔히 VIP 마케팅으로 불리는 프리미엄 마케팅의 이론적 근거가 됐습니다. 전체 매출의 80%가 구매력 있는 20%의 소비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면 이들 20%에게 마케팅을 집중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니까요. 명품 브랜드들이 추구하는 VIP 마케팅의 근거가 파레토 법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글은 팟캐스트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의 원고입니다. 경제경영 분야에 대한 다양한 팟캐스트를 듣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네이버 오디오클립 상반기 top10에 선정된 채널입니다) 

  

롱테일의 법칙은 나온 지 20년이 채 되지 않은 비교적 최근의 이론인데요. 그 안에 담긴 내용도 파레토 법칙과는 정반대 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파렌토 법칙은 ‘결과물의 80%는 조직의 20%에 의하여 생산된다'라는 내용을 달고 있는데요. 롱테일 법칙은 이와는 반대로 80%의 평범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더 많은 가치, 더 뛰어난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이론입니다. 이 같은 법칙 이름에 긴 꼬리를 뜻하는 롱테일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마치 공룡의 꼬리처럼 얇지만 길게 쭉 이어진 꼬리 그러니까 평범한 다수가 두툼하지만 길이는 짧은 공룡의 몸통 그러니까 뛰어난 소수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는 뜻에서 붙여졌습니다.

 

최근 들어 롱테일의 법칙이 각광받게 된 것은 인터넷 상거래, 온라인 쇼핑몰의 등장으로 기업이 상품을 팔고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모습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기업과 상품, 서비스가 등장하고 새로운 쇼핑 공간이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롱테일 법칙의 효용성에 대해서 말할 때는 사업 초창기의 미국 아마존의 매출 구조가 주된 사례로 사용됩니다. 지금은 안 파는 물건을 찾는 게 더 힘든 아마존이지만 사업 초창기엔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했는데요. 사업 초창기 온라인 서점에 머물먼 아마존닷컴의 전체 수익 중 절반 이상이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같은 유명 서적들이 아니라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갖다 두지도 않는 비인기 도서들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선 재고 부담 때문에 일 년에 한, 두 권이 팔릴까 말까 한 그런 책들은 가져다 두지를 못했는데요. 재고 부담이 적었던 아마존닷컴에선 비인기 책들도 취급할 수 있었죠. 덕분에 사람들은 아마존닷컴에선 일반 서점에선 구하지 못해서 사지 못했던 마니아 취향의 책들을 구할 수 있었고 이 같은 비인기 도서나 희귀본 책들의 전체 서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매출이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이런 롱테일의 법칙은 물리적, 시간적 제약이 없는 IT기업의 서비스에 특히나 더 잘 맞아떨어지는데요.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 포털들도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검색 키워드 광고 매출의 대부분을 큰 대기업이 아닌 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낸 광고로부터 거두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자영업자들이 포털에 검색 키워드 광고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아실 수 있습니다.   

 

롱테일의 법칙을 세상에 알린 인물로는 미국의 IT 관련 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이 꼽힙니다. 그는 2004년 10월 와이어드 잡지를 통해서 특정 기업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많이 팔리는 순서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로 쭉 나열하고 각각의 판매량은 세로축에 표시해서 이를 선으로 이어보라고 했는데요. 이렇게 선으로 연결하면 많이 판매되는, 베스트셀링 상품을 연결한 선은 급경사를 이루면서 짧게 이어질 뿐이지만 판매량이 적은 상품들을 연결한 선은 낮지만 끝없이 길게 쭉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공룡의 꼬리처럼 가늘지만 길게 쭉 이어진 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상품들의 총판매량을 합하면 많이 팔리는 인기 상품들의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게 롱테일의 법칙입니다.   

 

오늘은 똑같이 20과 80, 소수와 다수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그 내용은 정반대인 파레토 법칙과 롱테일 법칙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ygo@naver.com


(출간 한 달만에 1쇄 3000부를 모두 팔고, 교보문고 CEO 필독서로 선정된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의 PDF 파일을 무료로 공유드립니다.)


(뉴스레터 <홍자병법>을 구독하시면 베스트셀러 경제서적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의 저자 홍선표 기자가 지금 이 글처럼 세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고급지식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시면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홍자병법> 뉴스레터 보기)


(지금 이 글처럼 경제 상식과 이슈에 대해 쉽고 또 쉽게 설명하는 저의 책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이 출간됐습니다. 경제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31가지 주제만 다룹니다.)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인터파크)


(이 글은 오디오클립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의 원고입니다. 나에게 도움되는 더 많은 경제, 경영 지식에 대해 듣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유튜브에서도 써먹는 경제경영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명문대 텃세에 쫓겨난 27세 공학도. 직원 7만, 세계 500위 기업을 만들다. 아메바 경영


(팟빵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서 4조 버는 구글, 세금은 왜 '푼돈'만 내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