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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Aug 16. 2018

채권, 수익률(금리)이 오를수록 가격은 떨어지는 이유

금융권 보고서, 언론 기사에선 설명해주지 않는 채권 금리와 가격의 역관계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홍선표 기자입니다. 오늘은 '채권 금리가 올라간다는 데 채권 가격은 왜 떨어지는 걸까?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수익률과 거래 가격의 관계. 기준 금리 변동은 채권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주제로 방송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의 관계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경제 개념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건 그 채권을 갖고 있을 때 거둘 수 있는 이익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니까 채권 가격도 오르는 게 당연한 건데 어째서 금융권 보고서나 뉴스 기사에선 채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고 이야기하는 걸까요? 오늘 방송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의 관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걸 방해하는 두 가지 장애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금융권과 언론 등에서 채권 시장을 다룰 때 사용하는 가격과 금리라는 단어가 가리키는 대상은 채권 증서에 쓰인 액면가, 이자율과는 다르다는 사실. 그리고 채권은 주식과는 달리 일정 기한이 지난 뒤 받을 수 있는 이익이 애초에 정해져 있는 금융상품이라는 사실. 이 두 가지만 알아도 앞으로 채권 관련 기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우선 채권이란 어떤 금융상품을 말하는지 그 뜻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채권은 쉽게 설명하면 다른 이에게 돈을 빌려주고받은 차용증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용증에 언제까지 돈을 갚을지, 이자는 얼마인지, 이자는 나눠서 지급할 건지 아니면 만기에 원금과 함께 합쳐서 지급할 건지, 복리 이자인지 단리 이자인지 쓰여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채권에도 이와 같은 내용들이 들어갑니다. 


다만 부르는 용어가 조금 다른데요. 우선 가장 일반적인 채권 형태인 이표채(coupon bond)를 놓고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이표채는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나눠서 지급하는 채권을 말하는데요. 이표채에는 만기상환금액인 액면가(par value), 돈을 지급하는 날짜인 상환일(maturity), 매년 채권 소유자에게 지급하는 이자율을 뜻하는 표면금리(coupon rate)가 쓰여 있습니다. 이자는 채권에 따라서 발행 후 3개월, 6개월, 1년 등 일정 기간이 될 때마다 나눠서 지급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차용증서와 마찬가지로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돈을 갚을 것이고 이자는 몇 %로 해서 얼마마다 한 번씩 지급하겠단 내용들이죠. 채권 자체가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공공기관 등이 거액의 돈을 불특정 다수에게 한 번에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것이기 차용증서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채권은 증권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금융 상품이란 게 다릅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를 통해서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일까요? 주식투자의 경우 투자자가 이익을 얻는 방법은 시세 차익을 얻거나 아니면 배당을 받는 건데요. 채권 투자자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식투자에서 시세 차익을 거둔다는 건 간단합니다. 주식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면 그만큼이 투자자가 얻는 이익이 되는 거죠. 채권 투자자 역시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쌀 때 사서 비쌀 때 시장에 내다 팔면 그만큼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기상환일이 정해져 있는 채권의 특성상 이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방법으로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요. 채권을 액면가보다 싸게 사서 만기상환일까지 보유한다고 하면 역시 이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액면가보다 싸게 채권을 사서 만기상환일에 액면가만큼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거둔 이익을 자본 이익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액면가보다 비싸게 채권을 사서 만기상환일까지 갖고 있게 돼서 손실을 봤다면 이를 자본 손실이라고 합니다. 


채권 투자를 통해서 돈을 버는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이자 수입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채권은 그 소유자에게 정해진 이율대로 이자를 지급하는데요. 이 같은 이자를 통해서도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팟캐스트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의 원고입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이 맺는 관계에 대해 다룬 이번 화를 비롯해 경제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팟캐스트를 듣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네이버 오디오클립 상반기 top10에 선정된 채널입니다.)

  


그럼 이제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이 왜 서로 역관계를 맺고 있는지 금리가 오르면 왜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내리면 왜 가격이 오른다고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에 대해 다룬 금융기관 보고서나 뉴스 기사를 읽을 때 꼭 알아둬야 할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보고서나 뉴스에서 말하는 금리, 가격이란 단어는 종이 채권에 인쇄된 이자율과 액면가 그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금리라는 단어는 해당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보유할 때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을 말합니다. 그리고 채권 가격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해당 채권의 매매 가격을 말합니다. 세상에 어떤 별난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이미 종이에 인쇄된 채권의 액면가와 표면금리가 종이 위에서 달라질 수는 없죠. 그때그때의 시장 상황을 반영해서 변화하는 건 시장에서 유통되는 채권의 거래 가격과 투자 수익률입니다. 금융기관과 언론에서 말하는 금리와 액면가가 시장에서의 투자 수익률과 거래 가격이란 걸 아는 게 채권 금리와 가격의 관계를 이해하는 첫걸음입니다.  


  이제 금융권과 언론에서 말하는 채권 금리와 가격이 채권 투자 수익률과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매매 가격이라는 사실은 아셨을 텐데요. 그렇다면 채권의 투자 수익률과 매매 가격은 왜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걸까요? 투자 수익률이 올라가면 해당 금융상품의 매매 가격도 올라야 하고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면 매매 가격도 떨어지는 게 당연한 거 같은데 말이죠.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다른 투자 상품들에서는 당연한 움직임이 왜 채권에는 적용되지 않는 걸까요? 


(지금 이 글처럼 경제 상식과 이슈에 대해 쉽고 또 쉽게 설명하는 저의 책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이 출간됐습니다. 경제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31가지 주제만 다룹니다.)


(예스24)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채권은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다른 투자 상품들과는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즉 만기 때 거둘 수 있는 이익이 이미 정해져 있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채권은 만기 때 채권 소유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과 일정 기간마다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정해져 있는 상품입니다. 만기 때까지 보유했을 거둘 수 있는 이익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채권을 싸게 사면 살수록 투자 수익률은 올라가고 비싸게 샀을수록 투자 수익률을 떨어지게 되는 거죠. 채권 매매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유인데요.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여기 액면가가 100만원이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매매가도 100만원인 채권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채권은 1년 후에 이자 5만원과 함께 10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채권입니다. 그렇다면 이 채권의 연 투자 수익률은 5%가 되겠죠. 그런데 무슨 이유에 선지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가격이 95만원으로 떨어졌다고 해보겠습니다. 지금 이 채권을 95만원에 사면 1년 후에 105만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 연간 투자 수익률은 약 10.52%가 되겠네요. 만기 때 받을 수 있는 돈은 105만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투자 수익률이 5%에서 약 10%로 두 배 가까이 오른 겁니다.


이번엔 가격이 오른 경우를 한번 볼까요? 이 채권의 가격이 105만원으로 5만원 올랐습니다. 1년 뒤 만기상환 때 돌려받는 돈하고 같은 액수죠. 연간 투자 수익률은 0%입니다. 채권 가격이 5만원 오르면서 5%였던 투자 수익률이 0%로 뚝 떨어져 버렸습니다. 채권 가격과 투자 수익률이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건 이 같은 원리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률(금리)이 올랐고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금리)이 내렸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가격이 달라지는 이유는 뭘까요? 다른 모든 상품과 마찬가지로 채권의 가격 역시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결정됩니다. 수요가 공급에 비해 많으면 당연히 가격이 뛰고 수요가 공급에 비해 적으면 가격이 내려가는 것입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공공기관, 주식회사 등 대규모 발행처가 공급하는 채권의 공급 물량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선 큰 변동이 없는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권 가격의 변동은 주로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채권을 찾느냐, 즉 수요에 의해서 결정되는데요. 채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들은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조건이 바로 기준 금리입니다.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기준 금리에는 앞으로 그 나라의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기준 금리는 채권뿐 아니라 모든 투자 상품의 상대적인 수익률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이기도 합니다. 기준 금리가 오르고 내리면 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이 결정하는 시중 금리도 같은 방향으로 오르고 내리게 됩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액면가와 매매가가 100만원이고 1년 뒤에 5만원의 이자와 함께 105만원을 받을 수 있었던 채권의 예를 다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때 은행 등 민간금융기관에서 결정한 시중 금리는 3%였습니다. 시중금리는 2%인데 채권의 연 투자 수익률은 5%이니 은행에 돈을 맡겨놓는 것보다 채권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이 높습니다. 투자자라면 채권에 투자하는 데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은행이 취급하는 시중금리가 10%가 됐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1년간 은행에 100만원을 맡겨놓기만 해도 110만원을 벌 수 있습니다. 연 수익률이 10%죠. 1년 뒤에 105만원 밖에 돌려받을 수 없는 채권을 100만원을 주고 살 사람은 아무도 없어지게 되는 겁니다.  결국 이 채권의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똑같은 100만원을 똑같이 1년 동안 투자할 때 은행에만 맡겨도 10만원을 벌 수 있는데 누가 5만원 밖에 못 버는데 100만원을 주고 이 채권을 사겠습니까? 앞으로 새롭게 발행될 채권들은 높아진 금리 수준을 반영해서 더 많은 이자를 주겠다고 할 텐데 말이죠.

 

예를 들어서 쉽게 설명하기 위해 기준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서 시중 금리도 갑자기 3%에서 10%로 훌쩍 오르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서 말씀드렸는데요. 이처럼 금리가 갑자기 확 오르는 경우는 있기 힘들겠지만 방금과 같은 예시를 통해 기준 금리가 오르면 시장에서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원리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기준 금리가 오르게 되면 기존 채권은 상대적인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 기준 금리가 인상된 이후 새로 발행되는 채권들은 높아진 금리 수준을 반영해 더 높은 이자율을 제시하기 때문에 이자율이 낮은 기존 채권들의 인기는 떨어지고 수요가 적어지니까 당연히 채권 가격도 떨어지게 됩니다.    


오늘은 '채권 금리가 올라간다는 데 채권 가격은 왜 떨어지는 걸까?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수익률과 거래 가격의 관계. 기준 금리 변동은 채권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주제로 방송을 마련했습니다. 경제신문사에서 일하면서 봤을 때 채권 수익률과 채권 거래 가격이 맺는 관계만큼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시는 금융지식도 없는데요. 오늘 방송이 앞으로 채권 관련 기사를 읽으실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오늘 준비한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모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라면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채권과 금리의 기본적인 관계를 이해하셨다면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

rickeygo@naver.com


(출간 한 달만에 1쇄 3000부를 모두 팔고, 교보문고 CEO 필독서로 선정된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의 PDF 파일을 무료로 공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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