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수선화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환한 봄이다.

by 이영주


짹, 짹—

누구를 부르는지,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모를 새들의 울음이

하루의 시작을 알렸다.

오늘은 어쩐지, 봄 냄새가 난다.

딸랑—

가게 문이 열리자 찬 공기 사이로 작은 그림자가 들어왔다.

시선을 낮추니, 흙이 잔뜩 묻은 신발과

무릎이 닳은 바지를 입은 꼬마가 서 있었다.


“꼬마 손님, 안녕?”


나는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 꽃이 필요해요!”


앞니 하나 빠진 채 해맑게 웃는 얼굴,

그 웃음이 마치 봄처럼 따뜻했다.


“하하, 어떤 꽃이 필요할까 꼬마 손님?”


말을 하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내게 동생이 있었더라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스쳤다.


“엄마한테 선물할 거예요!

엄마가 드디어 집에 왔어요!

맨날 아파서 병원에 있었는데,

이제 괜찮대요! 할머니가 말해줬어요!

그래서요… 엄마한테 예쁜 꽃을 주고 싶어요.”

꼬마의 말이 공기 속에 맑게 번졌다.

왜 옷이 지저분했는지,

왜 숨이 가빴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럼… 이 꽃은 어때?”


나는 노란 수선화를 한 다발 꺼내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햇살처럼 환하고 따뜻한 꽃이야

다시 돌아온 봄을 닮았지.”

“너무 예뻐요! 엄마가 좋아할 것 같아요!”


꼬마의 눈이 반짝였다.

나는 조심스레 수선화를 포장하며 말했다.

“다음번엔 엄마 손 꼭 잡고 같이 놀러 와.

그때는 엄마랑 너, 둘 다에게 꽃을 줄게.”

“약속!”


아이의 손끝이 작게 들려 올라가며 반짝였다.

그 손 안의 수선화는 마치 햇살처럼 빛났다.

문이 닫히고 나자,

가게 안엔 수선화 향기와 함께 따뜻한 공기만 남았다.



어린아이도, 어른도

누군가를 기다림은 길고 힘들다.

하지만 그 기다림의 끝이 사랑이라면,

그건 세상에서 가장 환한 봄이 아닐까.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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