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아이리스-질투가 응원이 되는 순간

by 이영주


딸랑— 종소리가 크게 울리며 문이 열렸다.

지지직거리던 라디오 소리가 잠시 멈춘 듯했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들어온 손님은

뼈대가 마를 만큼 마른 몸으로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얼마나 뛰어왔을까,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하… 후… 사장님, 혹시 축하 꽃다발 살 수 있어요?”


나는 꽃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그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뛰어서 오셨나 봐요? 급한 일 있으신가요?”

그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공연이 곧 끝나서요. 급하게 사러 왔어요.”


“지인분이 공연하시나 봐요?”


나는 꽃을 고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뮤지컬 공연을 했던 친구예요.

그 친구는… 제가 추천해서 오디션을 같이 봤거든요.

근데 제가 아닌 그 친구가 합격했어요.”


그는 억울한 듯 웃었다.


“기쁘긴 한데, 속상했어요.

제가 말만 안 했어도, 내가 합격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그런 마음인데, 왜 축하 꽃다발을 사러 오셨어요?”


그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공연 조명이 켜지고 그 무대 위에는 친구가 있었거든요

… 알겠더라고요.

그 친구는 정말 잘했어요.

제가 안 됐던 이유가, 그 친구 때문이 아니라

그 친구가 더 노력했기 때문이었어요.

질투도 했고, 미워도 했는데

그 마음이 결국 부끄러워졌어요.

그래서요, 그 친구한테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어 졌어요.

그러니까… 정말 예쁘게 만들어주세요.”


나는 조용히 웃으며 아이리스와 개망초를 손에 잡았다.


그 마음이 담기길 바라며,

부스럭거리는 포장지 소리와 함께 꽃을 감쌌다.

미워할 수 있지만,

그 미움이 응원으로 바뀔 때

그건 사랑보다 더 큰 용기일지도 모른다.

질투와 후회 속에서도 결국 진심을 택한 한 사람.

친구의 성공을 시기하던 마음이

응원과 존경으로 바뀌는 순간,

그의 손엔 아이리스와 개망초가 피어났다.



누군가를 미워했다면,

그만큼 진심으로 좋아했던 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질투가 응원이 되는 순간,

그건 마음이 자라는 순간이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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