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직거리는 라디오 소리가 사라질 만큼,
딸랑— 소리를 크게 내며 문이 열렸다.
덩치가 크고 어깨가 넓은 남자가 다급히 들어왔다.
쌍꺼풀이 진한 눈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
“장미… 살 수 있을까요?”
그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혹시 선물하실 건가요?”
큰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그는 우물쭈물했다.
“네, 사실… 마음을 고백하려고요.”
나는 장미를 정리하며 말했다.
“처음 모습과 달리 엄청 로맨틱하시네요.”
그는 멋쩍게 웃으며 시선을 다른 꽃으로 돌렸다.
“이제는 제 마음을 말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사실 부정했어요.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같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거든요.”
그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런데 그 사람이 말했어요.
확실하지 않게 대하지 말라고.
헷갈린다는 말이 싫다고.
그럴 거면 그냥 모르는 사람 취급하라고.
그게 자기 마음을 정리하는 데 더 낫다고.
그 말을 듣고 나니까… 오히려 확신이 생겼어요.”
나는 조용히 장미를 포장했다.
포장지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빨간 리본을 달아 그에게 장미를 건네고
그는 장미를 꼭 쥔 채, 손끝이 살짝 떨렸다.
사랑에는 장르가 없고,
선택에는 망설임이 없다고.
어떤 사랑이든, 용기 있는 사랑은 모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