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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표는 최대리 Dec 19. 2017

VR 시장아, 아프지마..

두 번째 VR 영상 공모전을 마치며

국내 최대 상금 규모인 ‘2017 조선일보 VR 공모전(VR Films & Experience Contest)’, 그 두 번째가 올여름 마무리되었다. 작년에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주최했으나 이번에는 본사가 단독 주최·주관한 것에 의의를 가진다. 올해는 한국VR산업협회, 한국콘텐츠진흥원, 구글 코리아(유튜브), 조선비즈, TV조선이 후원사로 참여했다.


콘텐츠 응모 방식과 심사과정 등은 작년과 동일했다. 실사, CG, 애니메이션 등 응모작 제작 방식에 제한이 없었으며 7분 이내의 편집 완료된 360도 VR 콘텐츠를 공모받았다. 상장 및 상금은 작년보다 4팀 더 많은, 총 15개 팀에게 수여했다. 

2017년 VR 공모전 대상 수상작.국가대표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6년과 비교했을 때, 단 한 가지의 변화가 있다면 바로 '시장의 관심'이었다. 'VR 콘텐츠 시장의 관심'. 2016년과 2017년도는 VR 콘텐츠 업계의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시기였다. 접수된 작품 퀄리티나 개수가 작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던 것은 단순히 '삼성전자'의 이름이 빠지고 기어 360 카메라 기기 대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페이스북, 삼성, KT 등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VR 시장을 설파했어도 시장, 대중은 이를 금세 외면해버리고 말았다. 그 분위기를 단적으로 알고 싶다면 VR 관련주들의 가의 최근 3년간 등락을 보면 된다. 2016년 가상현실의 원년이 되어 폭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VR시장의 기대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2016년 VR조선은 언론사 최초 구글 플레이 혁신 앱을 수상했다. VR 앱이 혁신 앱을 수상날이 조만간 올까?


멀어진 시장의 관심의 근본적인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가장 핵심 이유는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지금 VR 콘텐츠 중 볼만한 콘텐츠가 뭐가 있는지. VR 콘텐츠 중 당신의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무엇인가? 정확히 그 콘텐츠를 보고 그 현장이나 상황에 몰입했는가? 국내외를 통틀어 몰입할 수 있는 VR 게임이나 콘텐츠의 수는 거의, 정말 없다! 저널리즘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NYT의 '프로젝트 시리아'가 언론계에서 큰 이슈를 몰고 왔지만 정말 그 콘텐츠를 보고 '내가 정말 시리아 현장에 있구나'라고 느꼈던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되었을까? 최소 몇백 메가바이트에서 몇 기가나 하는 VR 콘텐츠를 다운받아놓고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가 거의 없는 것이 현재 VR 콘텐츠 시장 현실이다.


두 번째로는 기술적 요인을 들 수 있다. VR 콘텐츠를 스트리밍 하면서 볼 수 있는 환경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화질 저하와 불안정한 해드 트레킹 기술로 인해 사용자는 아직도 어지럼증을 느낀다. 아무리 재밌는 콘텐츠라도 어지러우면 오래 볼 수 있겠나. 또 스마트폰과의 호환이 완벽히 되지 않아 콘텐츠가 끊기거나 버벅거리는 문제라던지, 발열현상이라던지 VR 기술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길이 너무도 많다. 5G 기술의 발달로 초고화질의 VR영상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기술이 생긴 이후에나 약간의 보완이 될 지 모르겠다.   

 

작년 판교에서 열린 칼리도스코프 국제VR영상 페스티벌. 내 기준에서 아직까지 이 작품을 뛰어넘는 작품을 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HMD(head mounted display)의 높은 가격과 성가심 문제가 있을 것이다. 아직도 HMD는 비싸다.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VIVE의 가격은 아직도 70만 원 대이다. 이렇게 비싸게 주고 샀는데 무겁고 귀찮고 볼 게 없다. 가상 현실을 즐기기 위해 최소 2~3가지의 연관 장치를 내 몸에 달아야 한다니. 이게 무슨 가상현실인가. 보급형 HMD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구글의 데이드림 뷰가 엄청난 가벼움을 자랑하지만 어쨌든 내 머리에 헤어밴드를 해야 하고, 핸드폰을 뒤집어써야 한다. 몰입할만한 콘텐츠가 거의 없는데 굳이 이렇게 번거로움을 감안해야 할까? '편의성'. 사용자들의 편의성 해결 역시 아직도 VR 시장의 큰 진입 장벽으로 굳건히 남아있다. 스타워즈 팬으로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Xwing 미션 VR'을 했을 때, 재미는 있으나 쉽게 포기하게 되는 모습을 때, 하드웨어 혁신은 VR 시장 도약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2017년 VR 시장에서 '어떤 분야의 가상현실이 미래 가치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정리가 이뤄지면서 게임 외, VR방, VR테마파크, 교육, 훈련, 의료, 쇼핑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간 것은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다. 이러한 확산을 통해 VR 시장이 AR, AI와 접목되어 재차 상승을 할 가능성은 충분히 높고, 이러한 과정에서 VR저널리즘형 콘텐츠를 포함해 콘텐츠 시장에서의 붐업이 분명히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만, 그것이 2018년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내년에도 VR 영상 공모전 포스터를 제작할 수 있을까? 할 수 있기를 빌어보자. 이 행사가 적어도 어떤 이에게는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행사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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