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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표는 최대리 Oct 29. 2019

레거시(Legacy)에서 다시 레전드(Legend)로

2019년, 춘천마라톤이 다시 태어나다

춘천마라톤의 대회 기록이 깨졌다. 2시간 7분. 그는 들어오자마자 연거푸 속에 있는 물을 게워냈다.


마라톤(Marathon)에서 러닝(Running)으로,
레거시(Legacy)에서 다시 레전드(Legend)로


'변화'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어패럴 후원사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춘천마라톤의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다. 단풍 모양을 형상화한 대회 로고 및 CI 전면 교체를 시작으로, PC와 모바일 웹 개편, 하프(HALF) 코스의 신설, 메달과 트로피, 그리고 수많은 구조물의 변화, 러닝 크루를 위한 영상 공모전, 행사장을 메우는 EDM. 그리고 연속되는 온오프라인 현장 이벤트.


올해 초 9천 개였던 #춘천마라톤 해시태그가 현재 2만 700개를 돌파했다. 27일 행사 시작 전후만으로 8천 건 이상 올라왔다.


그렇다. 조선일보 춘천국제마라톤은 올해를 기점으로 완전히 새롭게 부활했다.


올해 춘천마라톤은 작년 대비 참가자가 약 3,200명 이상 증가한 28,000명이 함께한 행사였다. 10대에서 90대까지 전 연령이 함께하는 행사가 얼마나 있을까. 물론 춘천마라톤이 아직까지 50대 이상이 주로 참여하는 '레거시' 행사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기에 변화는 절실했다. 러닝 시장의 세대교체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었고, 우리는 이에 대응해야만 했다. '마라톤 동호회'에서 '러닝 크루'로 변화된 러닝 열풍이 올해 춘마를 젊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20~30대 참가자가 지난해보다 2,365명 늘었다. 이러한 젊은 러너들의 증가가 러닝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음은 분명했다. 이 모든 환경과 우리의 변화의 시도들이 맞물려 2019년 춘천마라톤을 쉴 새 없이 온라인 상 바이럴 되도록 만들었다. 



4시간 내내 울려퍼진 EDM 음악 역시 대회 현장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예전 인연으로 메인 무대에 DJ KOO가 올라주기로 했으나, 미국에서 열리는 할로윈 행사로 인해 아쉽게 함께하지 못해 이를 다른 DJ들로 채웠다. 사실 DJ 공연을 10KM, 하프(HALF), 풀(FULL) 시상식 사이사이로 채워 현장에서 사운드 공백 없이 진행되었지만, 메인 무대에 선 DJ들에게 여타 무대보다 관객도 많지 않은 마라톤 행사장에서 공연을 진행한 부분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끝까지 리듬과 웃음을 잃지 않은 모든 DJ들이 고맙다.


관객이 많지 않았는데 다들 고마웠어요


주로(走路)에서도 음악이 끊이지 않았는데 풍물, 랩, 노래 등 다양한 장르의 20여 개 공연 팀이 흥겨운 연주와 공연으로 참가자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라퍼커션의 사전 무대와 DJ R2, J1이 주로에서 화려한 디제잉을 선보였고 7사단 군악대 역시 공지천 주변에서 멋진 무대를 보여주었다. 작년과 추가된 점이라면 스피커가 달린 가방을 멘 '비트 레이서'가 함께했다는 점이다. 비트 페이서를 위해 스피커 백도 새롭게 구매했다. 금년 춘마 홍보 영상을 제작해준 'X CREW'에서 비트 페이서의 모집과 현장 촬영도 함께 도와주었다.


이런 수많은 변화에 맞물려 아무도 예상치 못한 대회 신기록도 나와주었는데, 로버트 킵코리르 쾀바이(34·케냐)가 2시간 07분 00초로 우승해 2011년 대회에서 스탠리 키플레팅 비요트(케냐)가 세운 종전 최고 기록(2시간 07분 03초)을 3초 앞당기며 춘천마라톤 역사를 새로 썼다. 쾀바이는 대회 우승 상금 5만달러(약 5870만원)에 신기록 보너스 3만 달러까지 받는다니. 인생은 역시 한 방이다.


포토월, 간식 패킹작업, 그리고 우승자 트로피
현장에서 즐기는 모든 참가자들, 행-복


작년 춘마를 보며 느낀 점을 쓴 내 브런치. 올해 거의 다 해냈다. 모두가 함께. 뿌-듯.


이번 춘마는 조선일보와 춘천시, 스포츠조선과 대한육상연맹이 공동 주최했으며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브룩스, 신한은행 등에서 협찬을 진행해 주었다. 올해 역시 '월드21'와 함께 했으며, TV 및 유튜브 생중계는 TV조선이, 홍보 영상 제작 및 현장 촬영은 X CREW, 디지털 보드 및 34킬로 지점 '발언대 라이브'는 표미디어와 함께 했다. 풀코스 골인지 영상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된다.



댕댕이도 함께 즐겼던 2019 춘천마라톤. 인류의 축제를 넘어선 것이다.


2019년 춘천마라톤의 변화는 수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낸 결과다.

변화에 있어서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는 늘 터진다. 하지만 그 변화 속에 레거시(Legacy)는 다시 레전드(Legend)로 거듭날 수 있다는 걸 보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쉽게 안주해버리지 않는 우리가 되길 바라며.
 ‘전설’은 다시 시작된다.




덧) 이번주 일요일에 2019 JTBC 서울 마라톤이 열린다. 코스 변경 이슈가 있었으나 결국 쉽지 않았고 나이키와 함께 할 때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치렀다고 한다. 과연 올해의 2019 JTBC 서울 마라톤 현장은 어떨지, 이번주 일요일 잠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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