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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EONG Jan 03. 2024

크게 한숨  들이쉬고

지나간 것은 떠나 보내야 할 것들.

2023년이라는 한 해는 커다란 변화와 함께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한 해였다.


이직을 하게 되면서, 이 나이에 이직을 성공했다는 안도감이 들었고, 잘해야 할 텐데 라는 압박감도 들어섰다. 모두가 나의 선택이었고 그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는 하지 않는다. 어떠한 순간에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철칙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정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란 남아있지 않다.


후회는 없지만 앞으로 에 대한 막막함은 있다. 기대치에 부응해야 할 텐데 라는 압박감, 나 스스로 더 성장하고 동시에 재정적으로도 보다 풍족해져야 할 텐데라는 걱정이 가득 앞선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고 그래서 모든 감정은 옳다. 불안을 느낀다면 '이러면 안 되는데' 할 게 아니다.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왜 그런 걸까?' 곰곰이 나와 내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 - 정혜신 [당신이 옳다] 중에서


이미 과거는 지나갔다. 지나간 일에 마음을 쓰고 있다면.. 그래서 그것 때문에 내 마음과 감정이 편하지 않다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필요는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내 마음과 바람과 같이 일이 진행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조급한 마음이 생겼다. 파트너에 보낸 메일이 빠른 회신이 오지 않아 답답했다. 어떤 파트너는 비즈니스에 문제가 생겨 잠시 보류하겠다 했다. 의도하지 않았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어쨌든 지나간 일들이다. 지나간 일은 바꿀 수 없다. 그래서 그저 그런 일들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함이 옳다.


그렇다면... 덜 불안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한번 숨을 크게 들이켠다.


우선은 일정에 약간의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내가 급하게 추진한다 해도 파트너가 온전히 함께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그 폐해가 나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다행히 일정상에 여유도 있다. 그리고 다른 파트너가 잠시 보류했다고 한들 비즈니스에 커다란 영향은 없다. 


한 번 더 생각하면 적어도 대안은 생긴다. 내가 그들의 마음을 좌지우지하지 못하고 더군다나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나는 일도 아니기에 멀리 가려면 최대한 함께 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나은 선택일 듯싶다. 


그다음엔 나를 살핀다. 


사실 이 문제 때문에 밤잠을 설쳐댄 날이 여러 날이었다. 화도 났고 무시당하는 느낌도 들어 힘들었다. 엄격한 완벽주의가 또 한 번 나를 감싸 안았다. 


또 한 번 숨을 크게 들이켠다.


기차역에 있는 나를 떠 올린다. 나는 기차역 플랫폼에 서 있으며 몇몇의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인다. 그리고 어느덧 기차가 경적소리를 내며 플랫폼에 들어선다. 기차는 내 앞에 정차했다. 그리고 나는 그 기차에 타지 않고 오롯이 내 걱정과 불안함을 기차 안으로 던져 넣는다. 그리고 기차는 출발한다. 멀어져 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아직 남아있을지 모르는 그것들을 살핀다. 그렇게 두 번, 세 번 던져 넣고 바라본다.  그러고 나니 주변의 사람들이 다시 보인다. 얼굴은 모르지만 사람들이 박수를 쳐준다. 어떤 이는 나를 살짝 안아준다. 


사람마다 걱정과 불안함을 느끼는 범위와 깊이는 다르다. 그래서 "나 힘들어"라는 말을 들을 때 무엇 때문에 힘든지는 알아도 별것 아니네 하며 폄하할 건 절대 아니다. 그래선 안된다. 그 상황에 닥치지 않는 한 있는 그대로 이해하며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새해를 맞았다.


새해라는 의미는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이 아니라 한 해의 묵은 것들을 기차에 던져 넣고 떠나보내고 희망이라는 것을 맞이하기에 의미가 있다.


해결되지 못하고 넘어온 걱정과 불안은 크게 한번 숨을 들이켜고 다른 모습으로 바라보자. 분명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외롭고 힘들다면 기대어도 괜찮다. 


https://youtu.be/qrjk4lfdh7Q?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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