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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EONG Oct 26. 2023

어떤 회사인가요?

조직의 미션과 비전의  관계

"당신이 다니시는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요?" 


어떤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어떤 환경에서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하느냐에 따라 답변이 다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회사가 어떤 회사냐고 질문을 받으면 아마 대부분은 "우리 회사는 000 제품을 만드는 회사예요."처럼 회사의 비즈니스를 이야기할 것이고, 또 어떤 분은 "우리 회사는 아주 즐거운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회사예요."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에는 보통 막힘이 없다.


 "그렇군요. 그런데 당신의 회사는 왜 그 비즈니스를 하고 계신 건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신 있게 할 만한 직장인은 얼마나 될까? 사실 이 질문을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회사의 대표라 하더라도 그저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하고 있을 뿐 더 이상 뭐가 필요하냐라고 역질문을 하면 또 그건 틀린 말은 아니기에 수긍되기도 한다. 


몇 년 전 어떤 회사의 대표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 대표님께서 운영하는 회사는 식품 제조기업이었고, 몇몇 제품은 국내 시장 공급량의 No.1을 기록하면서 이른바 J-Curve의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그 대표님께 첫 번째 질문을 드렸다. "00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요?" 


"우리 00은 문화기업이고, 올바르고 정직한 문화를 창조하고 전파하는 기업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떤 느낌이 드시는지.... 이 말엔 굉장히 많은 의미가 존재한다. 우선, 우리 기업은 올바르고 정직한 문화를 만들어 전파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이 사회에 반드시 존재해야만 한다는 기업의 존재 이유가 명확하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미션(MISSION)'이다. 


더 풀어말하자면, 이 회사는 단순히 맛있는 식품을 만들기 위해 사업을 하는 식품 제조기업이 아니라 식품문화 사업을 먼저 하고 있는 문화기업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모든 사람들이 더 좋은 문화 환경 속에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금은 먹거리 문화 (식품 개발/제조) 사업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문화 사업 (즐기는 문화, 배우는 문화 등등) 영역을 넓히려면 무엇보다 계속해서 이 사회에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에 존재하려면 고객의 사랑을 받아야 하고, 고객의 사랑을 받기 위해 올바르고 정직하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구성원의 역량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체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미션(MISSION)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임무'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아래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지고한) 정신적 사명, 소명, 역할, 목적] (출처: 네이버 어학사전) 


기업으로 보자면 미션이란 기업의 사명이고, 소명이며, 기업의 목적, 즉 왜 이 회사가 태어나서 사업을 하는지에 대한 답변이 된다. 이것은 곧 구성원이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이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곳이 저기로구나 하는 것을 알려준다. 


미션과 비전의 관계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미션과 비전(VISION)의 관계이다. 


많은 분들이 헛갈려하시지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비전은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고 목표이다. 특정 기간 동안 비전을 달성함으로써 기업은 미션을 달성하게 되는 위계구조이다. (1차 비전 -> 2차 비전....-> 미션 달성) 미션은 기업이 설립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존재 이유다. 그래서 변하지 않는 우리 기업의 철학이고 가치가 담겨있다. 그러나 비전은 궁극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존재 이유인 미션을 수행하고 달성하기 위해 특정한 어떤 기간 (보통 3~10년 단위) 동안 반드시 해내고자 하는 전략과 목표이다. 보통 회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VISION 2030' 등등을 떠올리면 된다. 비전은 시간이 지나거나 또는 경영환경이 바뀌면 그 내용을 변경할 수도 있다. 


기업의 미션과 비전이 뭐 그리 중요하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동기유발]의 관점에서 '왜(WHY?)'이 일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납득시키고, 정보를 공유하여 눈높이를 맞추는 등 모든 과정들의 첫 출발점이 바로 [미션과 비전]을 세우고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 세상에 왜 존재해야 하는지 (즉,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 이를 위해 언제까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알고 비즈니스를 하는 것과 그저 닥친 일만 죽어라 하는 것과의 차이는 나 보다 여러분께서 더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 


잘 정리된 미션과 비전의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구성원들에게도 당연히 영향이 미치겠지만, 채용 면접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실제로 채용 면접을 볼 때 왜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냐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의외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미션과 비전이 너무나 좋았습니다"라는 답변을 꽤 듣는다. 물론 면접관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하는 답변인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답변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인재들이 유입이 되면 될수록 기업의 성장과 미션 달성은 더 가속화될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무엇을 위한 비즈니스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스스로 알고 일하는 구성원이 많아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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