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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EONG Oct 19. 2023

평생의 선물

있는 그대로를 아껴주는 선물

선물을 이래저래 받아 본 기억들은 많지만 기억에 남는 선물은 거의 없는 듯 하다. 


초등학생 때는 100% 학용품들 이었고, 중학생과 고등학생 시절에는 친구들 사이에 주고 받는 선물은 거의 없다. 그 때는 그랬다. 대학 시절이나 직장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기억에 꼽자면 고등학교 입시 연합고사를 앞두고 후배 여학생들이 시험 잘 보라며 한두 사람씩 찾아와 쑥스럽게 전해준 찹쌀떡이나 카드 정도 랄까..ㅎㅎㅎ


하지만 아무래도 평생의 선물은 가족일 수 밖에 없다.


아내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선택이고 선물이다. 시간이 지나며 낡아지는 흔적들이 보여 지기는 하나 그 가치와 소중함은 점점 더 깊어 간다. 


그런데 우리 둘 사이에 태어난 두 아이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이런 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해주고 아낌없는 믿음을 준다. 내가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건, 기분이 좋았건 좋지 않았건, 내가 얼마를 벌든 상관없이 아빠라는 존재 자체로 듬뿍 사랑을 내어준다. 포장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그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자라나며 재잘재잘 이야기 나누고 함께 하는 모든 시간들이 행복하다.


부모님은 그럼 선물이 아닌가 라는 궁금증도 든다. 나를 태어나게 했으니 선물은 아니지 않나? ㅎㅎㅎ 어쨌든 감사함은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더 깊어진다. 


내가 해야할 일은 이 선물들이 아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몸이 다치지 않도록,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때 스스로 회복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회복력을 길러주는 것,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 무엇보다 인간 그 자체만으로 존중하고 인정해 주는 것일게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고 내일은 재택근무 하는 날. 


선물로 내게 와준 이들에게 소소한 요리 한접시라도 만들어 대접 하련다. 


"내게 와 줘서 고마워"


출처: 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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