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1일 방영된 울산방송 '인슈인울산' 인터뷰 대본입니다.
앵커) 울산은 산업도시라는 자부심이 높지만 노잼도시라는 오명이 최근 도시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일자리 확보가 핵심 목표지만, 정작 조선업 회복기에도 기업들은 인재 유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울산의 경쟁력과 방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질문 1) 울산은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대기업이 많은 산업도시인데 최근 노잼 도시로 불리고 있는데요 도시 매력이라는 점에서 울산을 진단해 주시면요?
노잼 도시는 일, 주거, 놀이 등 도시 전 영역에서 재미가 없는 도시입니다. 단순히 놀이, 상업 콘텐츠가 부족한 도시가 아닌 거죠. 도시가 제공하는 일자리와 동네도 재미없습니다.
노잼 도시가 된 산업 도시가 노잼을 탈출하는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외국에서는 피츠버그, 한국에서는 준공업지역이었던 서울 성수동이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산업 자원을 가진 저층 주거 지역을 힙한 상권으로 바꾸어 창조인재를 유치해야 합니다.
질문 2) 특히 울산 동구의 경우 조선업 회복기인데도 우수 인재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서 '라이프 스타일 도시'에서도 울산 동구를 언급했던데 동구의 특성을 말씀해 주시면요?
울산 동구의 키워드는 사택도시, 해양문화도시, 작은 이태원입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명품 미술관, 호텔, 백화점, 학교, 병원, 주거 단지를 조선소 정문 앞에 조성한 사택 도시죠. 일산해수욕장, 대왕암을 자랑하는 해양문화도시이기도 합니다. 외국인 감독관과 노동자가 찾는 꽃바위 작은 이태원도 울산 동구의 자산입니다.
조선, 외국인, 해안 문화를 결합한 동구만의 라이프스타일을 확립하고, 소형 레저 선박, 자동차 캠핑 장비 등 동구 라이프스타일을 활용한 크리에이터 산업을 육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질문 3) 미국 실리콘밸리 인재가 샌프란시스코로 오도록 유인하듯 울산이 산업 인재가 아니라 창조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어떤 방향, 전략이 필요할까요?
일자리가 재미있어야 합니다. 제조업 일자리를 크리에이터 일자리로 전환해야 합니다.
조선산업을 해양 스포츠 선박, 장비, 패션을 생산하는 해양문화산업으로, 자동차산업을 자동차 경주, 개조(튜닝), 수집, 캠핑 서비스와 장비를 생산하는 자동차문화산업으로, 석유화학산업을 다양한 생활상품을 생산하는 생활문화산업으로 확정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산업도시를 산업문화도시로 바꾸는 일입니다.
제조업을 문화산업으로 전환하는 주체는 콘텐츠를 손수 만드는 크리에이터입니다. 울산 산업 관련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이들로 하여금 조선문화, 자동차문화, 석유화학문화 콘텐츠를 만들도록 지원해야 한다. 울산을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산업문화 콘텐츠타운으로 만드는 거죠.
질문 4) 교수님은 동네 경제학자로 불리며 동네 브랜드, 로컬 브랜드의 가능성을 강조하시는데 이런 관점에서 울산이라는 도시의 경쟁력, 노력할 방향성은?
조선산업, 자동차산업, 석유화학산업, 유통산업에서 파생된 크리에이터산업이 울산의 차별적인 로컬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커피, 베이커리, 스테이, 디자인숍 등 크리에이터가 살고 싶은 도시에 필요한 골목산업 크리에이터를 로컬 브랜드로 육성해야 합니다.
질문 5) 윤석열 대통령 취임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을 지냈고 지역 발전을 강조하셨는데 이에 대한 방향성은?
다르게 해석할 수 있지만 저는 자립발전 기반 조성이 윤석열 정부 지방시대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시대는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역의 자립발전을 지원하는 전략입니다. 기회발전특구, 교육자유특구, 지역 정부 중심의 지역대학 지원, 지역의 독립적 창조능력 강화 등 자립발전 기반 조성 정책이 지방시대의 핵심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