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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Jan 10. 2024

로컬 호텔

국내 관광이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스테이(숙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역에서 더 머물고 싶어도 숙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흔히 듣는 불만 사항이다. 소도시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로컬 호텔의 공급이다. 현지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매력적인 호텔이다.


선진국 로컬 호텔 동향

로컬 호텔의 중요성은 단순한 지역 관광 활성화를 넘어 전 세계적인 여행 트렌드의 변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 로컬 호텔은 여행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특히 선진국에서 이 추세가 두드러진다.


유럽의 로컬 호텔은 여행 문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 호텔은 지역 문화와 역사를 반영하며 현대적 편의성과 럭셔리를 결합해 독특한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 프랑스 프로방스나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전통 농가를 개조한 부티크 호텔들은 지역의 전통 매력과 현대 디자인을 결합해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는 예이다.


북미에서는 유럽과 유사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 대도시는 물론 작은 마을이나 교외 지역에서도 로컬 호텔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슈퍼 럭셔리 호텔들도 미술과 로컬 문화를 통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들 호텔은 지역 예술, 음식, 문화를 반영해 방문객들에게 지역 고유의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커뮤니티와의 긴밀한 관계 형성에 기여한다.


로컬 호텔의 발전은 숙박 시설의 개념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 문화와 품격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로컬 호텔이란

로컬 호텔의 개념은 직관적으로 분명하지만, 실제 정의하는 것은 복잡하다. 라한호텔(경주, 전주), 라이즈호텔(홍대), 신라모노그램(강릉). 호텔어라이브(전주, 서산) 등 로컬 호텔을 표방하는 호텔이 등장하고, 신라스테이, L7 등 대기업 프랜차이즈도 로컬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로컬 호텔이라면 만족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에 대한 합의가 없다.


리조트, 풀빌라, 럭셔리 호텔은 단순히 편의성과 럭셔리에만 초점을 둔 시설이라면 로컬 호텔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


로컬 호텔의 정의에는 반드시 지역 문화와의 연결, 지역 경제와의 상호작용, 고유한 체험 제공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기존 숙박 유형 중에서는 게스트하우스(도시민박)와 유스호스텔이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로컬 호텔로 분류될 수 있다. 개별 여행자 또는 소규모 그룹에게 저렴한 숙박 옵션을 제공하며, 시외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위치한 속초의 소호259 유스호스텔처럼 지역 문화에 접근하기 쉬운 장소에서 지역 문화와 밀접한 경험을 제공한다. 도심 숙박을 선호하는 여행 트렌드를 고려할 때, 게스트하우스가 성장 가능성이 더 높은 유형이다.


게스트하우스 규제 문제

게스트하우스 발전의 걸림돌은 규제다. 농촌민박은 내국인과 외국인 숙박이 모두 허용되지만, 도심 게스트하우스는 내국인을 받지 못한다. 한옥, 도시재생지역의 마을기업 등 일부에서만 내국인 숙박을 허용한다.


정부가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길 원한다면, 합리적인 기준을 세워 민간의 도시민박 사업을 허용해야 한다. 주거지가 아닌 상업 지역에만 허용되고 엄격한 소방법 규정을 만족해야 하는 숙박업(호텔, 모텔, 호스텔, 여관 등)으로는 도시 여행 수요를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상권 활성화에도 중요하다. 인기 있는 상권은 공통적으로 동네 콘텐츠가 풍부하며, 이를 공급하는데 독립서점과 게스트하우스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게스트하우스가 독립서점처럼 동네 지도, 동네 브랜드 소개, 동네 모임과 행사 등 문화 공공재를 제공한다.


동네 여행뿐 아니라 상권 활성화를 위해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내국인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주민과 숙박업의 반대를 줄이는 방법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오로지 독채 건물에만 허용하고 주차장 제공을 금지하는 것이 대안이다. 이러한 제한을 통해 아파트나 오피스텔에서 발생하는 도시민박 관련 갈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주차장을 제공하지 않는 게스트하우스와 주차장을 제공하는 일반 숙박업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두 숙박 형태 간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이런 규제로 인한 게스트하우스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는 이미 주차 시설을 제공하지 않으며, 대중교통과 도보 여행을 선호하는 게스트하우스 이용자들이 주차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제주 로컬 호텔 모델

로컬 호텔이 활성화된 지역은 제주다. 제주 로컬 호텔 모델은 성산 플레이스캠프에서 만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타운' 개념으로 시작한 호텔로, 지역의 여러 게스트하우스를 모으고 부대시설을 공유하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규제와 투자자 이해관계로 단지형 호텔로 지어진 이 호텔의 정확한 분류는 단지형 게스트하우스다. 저렴한 가격의 방과 숙박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제공한다.


플레이스캠프의 가장 큰 특색은 로컬화다. 단지 내에 작은 골목길을 만들고 이를 호텔뿐만 아니라 동네의 사랑방으로 만들었다. 주민과 손님이 만날 수 있는 라운지로 로컬 호텔 모델을 개척한 포틀랜드 에이스호텔보다 높은 수준의 로컬 경험을 제공한다. 호텔 숙박자는 밖에 나가지 않고 단지 내에서 커피 브랜드 도렐커피, 편집숍 페이보릿, 칵테일바 스피닝울프 등 다양한 자체 리테일 브랜드를 즐길 수 있다.


제주의 로컬 호텔 전통은 제주시 탑동의 D룸으로 이어진다. 일본 디앤디파트먼트 편집숍, 프라이탁 매장이 입점한 아라리오 타운에서 운영하는 로컬 호텔이다. 제주의 로컬 호텔 모델이 새로운 혁신을 통해 다른 지역에 수출되는 것이 국내 관광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로컬 호텔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하려면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는 도시 민박 허용을 약속했지만 아직 진척이 없다. 모든 도시 지역에서 어렵다면 쇠락 지역에서라도 도시재생 차원에서 도시민박을 허용할 것을 건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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