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역에 구한말 군현 통합,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합병의 흔적이 남아있다. 같은 시군에 속했지만 다른 정체성을 견지하는 읍, 면, 구가 많다. 창원은 다른 경로를 따랐다. 창원, 마산, 진해로 분리된 소지역 정체성이 구한말이나 일제강점기 행정통합이 아닌 일제강점기 행정분리로 형성됐기 때문이다. 1408년 의창현과 회원현의 합병으로 만들어진 창원부가 구한말까지 유지되다가 1914년 식민지 정부에 의해 마산부와 창원군으로 분리되고, 1955년 진해시가 창원군에서 독립해 나간다. 이렇게 분리된 3개 도시는 2010년 다시 하나의 도시로 통합된다. 조선시대 행정구역으로 돌아간 것이다.
돌이켜보면 행정구역 합병과 분리가 절실했는지 묻게 된다. 행정구역을 어떻게 구획하든지 구역간 조정과 협력의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행정구역 구획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선의로 시작한 행정구역 통합과 분리라도 예상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오랫동안 지역사회에 자리 잡은 지역 정체성의 약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0년 창원-마산-진해 통합이 행정적으로는, 즉 지방자치단체 예산 확보와 배정에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지역민의 정체성과 결속력을 약화시켰다. 마산과 진해 시민은 아직도 자신의 도시를 창원이라 부르지 않는다. 혹자는 지역 자부심과 정체성이 왜 중요한지 질문할지 모른다. 나도 질문하고 싶다. 지역 자부심에 기반한 공동체의 힘을 모른다는 것인가? 지역의 문화 창출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
광역시가 창원의 미래인가요? 근대문화와 향토기업 자원으로 경남의 라이프스타일 도시로 갈길이 바쁜 창원이 아쉽게도 몸통 불리기 함정에 빠졌습니다. 저라면 많이 훼손된 수변 공간의 복원에 우선순위를 두겠습니다.
정체성은 K-Pop, 국화, 벚꽃, 전략산업은 항노화, 물, 기계 산업입니다. 저의 머리에서 맴도는 라이프스타일 산업은 스마트홈입니다. 창원 LG 생활가전 사업장과 진주 LH 자원을 융복합한 스마트홈 테스트시장의 구축이 가능해 보입니다.
창원 용호동 - 1970년대 후반 개발된 창원은 신도시보다는 서울의 60년대 단독주택 지역이나 동시대에 개발된 대덕 연구단지와 포항 포스텍 단지에 가깝습니다. 어떠세요. 별천지 아닌가요? 아무래도 창원 용지동을 대전 신성동, 포항 지곡동과 더불어 한국의 3대 미국 도시로 지정해야겠습니다. 한국이 카페 강국이라고 하는데 단독주택과 공원에 둘러 쌓인 용호동 가로수길은 전국 최고 수준인 것 같습니다. P.S. 전체 도시 계획의 모델은 호주 캔버라였다고 합니다.
창원 도리단길 - 창원 도계동에서 막 시작되는 골목상권 도리단길의 첫 가게 포베오를 소개합니다. 창원의 신도시 유니시티와 접경한 오래된 상가지역입니다. 전통시장 도계부부시장을 둘러싼 상권인데 예상외로 활기찹니다. 정부 지원에 기대지 않고 묵묵히 동네 상권을 힙하게 만드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자랑스럽습니다. #창원카페 #창원도리단길 #도리단길 #창원도계동 #도계동 #뮤트커피 #로지쇼쿠도 #인생마구로동 #엠버그리스 @ 포베오
마산, 지역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 '작은 도시 큰 기업'을 주목했습니다. 지역의 대기업은 경제적보다는 상징적으로 지역에 중요합니다. 미래인재에게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불어넣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대기업을 보유한 작은 도시는 많지 않습니다. 예외가 있다면 무학소주, 몽고간장의 본사가 위치한 마산입니다. 마산은 1980년대까지 경남을 대표하는 도시였습니다. 결국 흡수된 창원도 마산이 개발한 도시입니다. 문화적으로도 마산은 한국 현대 예술에 중요한 인물을 많이 배출했습니다. 마산이 창원에 합병된 후 창원에 대한 편견이 생겼습니다. 돈으로 문화를 샀다? 창원, 진해, 마산을 통합해야 광역단체가 될 수 있다는 산업사회 논리도 싫었고요. 그런데 창원을 방문해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마산은 창원에 문화적으로 졌다. 마산은 1990년대 들어와 활력을 상실합니다. 돌이켜보면 수변지역을 주상복합으로 난개발 한 것이 패착입니다. 그에 비해 창원은 전원도시의 매력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붉은 벽돌 단독주택단지, 엄청난 골목상권 자원을 보유했습니다. 거기에 하천, 가로수, 3차선 넓이의 보행로, 공원이 더해져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도시경관을 연출합니다. 마산이 경제적인 활력을 회복한다고 해도 창원을 이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도시문화 격차가 너무 큽니다.
진해 근대역사거리 - 주민이 실제로 거주하는 원도심. #카페이오 #이오커피 #해랑횟집 #선학곰탕 #진해제과 #진해군항마을 #진해근대역사거리 #골목길자본론 @ Jinhae, Kyŏngsang-Namdo, Korea
단독주택 도시 창원의 위용 - 계획도시로만 알려진 창원이 놀랍게도 전국에서 가장 단독주택이 강한 도시입니다. 거리 친화적으로 신도시를 개발하면 신도시도 문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창원 주민이 단독주책을 자원으로 생각하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P.S. 어제 들은 스토리입니다. 창원과 마산은 아직도 다른 도시랍니다. 섞이지 않는다고 해요. 탈물질주의 시대에 교부금 더 받자고 도시 통합하는 것이 맞나요. 더 큰 자산인 전통과 정체성 활용을 위해서는 다시 창원 마산 진해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마산 문화동 - 마산에서 바다가 보이는 골목상권이 가능할까요? 오늘 후보지를 탐방했습니다. 문화동, 개항 시대 일본인이 거주한 신마산의 중심지였습니다. 당시 일본과 러시아 영사관이 여기에 있었다고 합니다. 강점기 명칭은 본정. 일본식 건물은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대저택의 흔적은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경남대 후문과 연결된 저층 주택지이기 때문에 골목상권으로서 잠재력이 보입니다. 이미 카페들이 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여러분은 1970년대 산업도시와 근대 항구 도시 중 어디를 선택하시겠어요? 역사와 바다가 있는 근대도시요? 맞습니다. 그런데 산업도시가 밀리지 않은 지역이 있습니다. 창원입니다. 창원은 2010년 산업사회 논리로 압도적인 산업자원을 가진 창원이 근대도시 마산과 창원을 통합하면서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탈산업화가 상당 수준 진행된 2021년, 창원이 아직도 우위를 지키고 있을까요? 생각보단 선방합니다. 창원산업이 건강해서요? 아닙니다. 창원은 다른 산업도시와 달리 전원도시로 만들어진 계획도시입니다. 한국 신도시가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획일화되기 전인 1970년대 건설된 창원의 주택 양식은 단독주택입니다. 창원의 북부 주거지역에 거대한 단독주택 단지가 들어섭니다. 단독주택 단지에 공원, 가로수길, 다른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보행로가 들어갑니다. 이보다 좋은 골목상권 입지를 찾기 어렵습니다. 아닐까 다를까 2012년 창원 단독지역의 중심인 용호동 가로수길에 가게와 사람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창원을 대표하는 골목상권 용호동 가로수길입니다.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매우 이국적입니다. 호주 캔버라를 모델로 건설한 전원도시지만 느낌은 미국 교외 주택가입니다. 문화가 부족할 것 같은 신도시 창원, 의외로 단독주택이 다른 도시가 복사할 수 없는 콘텐츠로 부상했습니다.
마산에서 합포문화동인회 초대로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강연했습니다. 2014년 8월 '작은 도시 큰 기업' 주제로 강연했으니 7년 만의 재방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지역 연구의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의 강연을 한 장소에서 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를 동인회에 추천한 서울대 전상인 교수, 중앙대 마강래 교수께 감사드립니다. 7년 전 저를 초대해 주신 조민규 전 이사장님이 역까지 마중 나오셨습니다. 지금 이사장은 강재현 변호사님입니다. 동인회는 순수 민간단체로 1976회 설립 후 500여 회의 강연을 주최한 마산의 대표적인 시민단체입니다. 공부할 책도 많이 주셨습니다. 특히, 박동훈 교수의 통치술은 두고두고 탐독해야겠습니다. 마키아벨리, 한비자와 다른 인사이트를 줄 것 같습니다. 서론에서 등소평과 중국인을 가장 존경한다는 말씀에 비상함을 느꼈습니다. 마산, 로컬 자원을 보면 전국 최강입니다. 이은상, 문신 등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를 배출하고, 무학소주, 몽고간장 등 다른 소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향토기업도 왕성하며, 마산역 부근에 경남은행, 창원MBC, 경남도민신문 등 '영혼 있는' 기업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런데 마산 로컬이 현재 강하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골목상권 목록에 등재된 상권이 없고, 로컬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팀도 알지 못합니다. 워낙 대기업과 문화예술이 강해 소상공인 산업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아닌지 추측해 봅니다. 마산의 정체성도 모호해졌습니다. 창원과 통합되면서 근대도시, 문화예술도시, 항구도시 등 전통적인 정체성이 약해진 거죠.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마산도 코로나 시대에 동네 상권에 사람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중심부에서 모이지 않고 퇴근 후 동네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기회를 활용해 낙후된 거리 한 곳에서 로컬 브랜드 육성 사업을 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순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정원도시에서 정체성을 찾은 도시입니다. 늦지 않았으면 인공섬에 마산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시설을 유치해 그 시설 중심으로 정체성을 살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시장 주변이 흥미롭습니다. 장어거리, 복국거리, 아귀찜거리가 있는데 이번에는 복국을 체험했습니다. 저녁은 1948년에 창업한 삼대초밥에서 했고요. 역사 깊은 일식과 해산물 식문화에서 혁신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산 자원은 이것뿐이 아닙니다. 작년 방문한 문화동 일대, 신세계백화점이 건재한 오동동, 250년 역사의 창동 골목길과 예술촌도 추천합니다. 마산 경제의 가장 큰 충격은 한일합섬 도산입니다. 수출자유공단도 활력을 잃었고요. 아무쪼록 마산이 현재 보유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창조도시로 재도약하길 바랍니다. #합포문화동인회 #삼대초밥 #복국거리 #남성식당 #스카이뷰호텔
어딜까요? 제가 아는 한 우리나라 유일의 자전거길, 보행로, 산책길로 구성된 삼겹보행로/삼겹가로수 길입니다. #걷고싶은거리 #걷기좋은길 #보행자도시 #걷기좋은도시 #사람중심도시 #도시 #urbanscape #streetdesign #visitkorea
창원 용호동 - MZ세대가 맛과 멋을 안다지만, 70년대 이런 도시를 건설한 건국세대의 미적 감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포틀랜드클럽 #골목상권 #창원 #용호동 #용지호수 #토도스 #투핸즈 #로컬크리에이터 #창원가로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