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목길 경제학자 May 20. 2024

로컬리즘이란 글로벌리즘

로컬리즘이란 글로벌리즘


로컬리즘은 지역 공동체의 가치와 정체성을 중시하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사회 운동이자 발전 전략이다. 로컬리즘은 경제, 문화, 사회, 환경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며, 지역 공동체의 자립과 회복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 글에서는 로컬리즘의 다양한 측면 중에서도 특히 경제적 로컬리즘에 주목하고자 한다. 경제적 로컬리즘은 지역 경제의 자립과 순환, 로컬 비즈니스 육성,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경제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경제적 로컬리즘은 현재 전 세계 도시들의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양극화 심화, 기후 변화 등의 복합적 도전에 직면한 도시들은 경제적 회복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로컬 경제에 주목하는 추세이다.


세계 각국의 도시들은 저마다의 맥락에 맞는 경제적 로컬리즘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파리, 바르셀로나 등은 '15분 도시', '도넛 경제' 등의 개념을 통해 도시 내 자급자족과 순환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런던, 뉴욕, 도쿄 등 글로벌 도시들도 로컬 비즈니스 육성, 도시 재생,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등의 정책을 통해 대도시 내 로컬 경제 기반을 다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틀랜드, 오스틴, 벌링턴, 가나자와 등 중소도시들은 각자의 로컬 자산과 특색을 바탕으로 보다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경제적 로컬리즘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도시의 사례는 규모와 여건이 다른 도시들에게도 경제적 로컬리즘 실천을 위한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경제적 로컬리즘의 다양한 형태

경제적 로컬리즘은 로컬 크리에이터, 도시재생 스타트업, 스몰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 하이퍼로컬 서비스, 로컬 푸드, 도시 농업, 공유경제의 지역화, 지역 기반 부동산 개발사, 지역 기반 금융 기관 등 다채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들은 도시 차원의 다양한 지역 발전 모델과도 연관되어 있다. 경제 성장이 사회적 기반과 생태적 한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는 15분 도시, 탄소중립 도시, 도넛경제, 지역순환경제 모델, 지역의 문화와 창조성을 기반으로 도시 재생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문화도시, 창조도시 모델이 로컬리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도시 모델이다.


이처럼 경제적 로컬리즘은 단순히 개별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도시 전체의 발전 방향과 전략 차원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도시의 지속가능성, 회복력, 포용성 등 핵심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어 경제적 로컬리즘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적 로컬리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 이동 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지역 경제의 자립과 순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각국 도시들에게 경제적 로컬리즘은 핵심적인 발전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적 로컬리즘의 영향력과 실현 양상은 도시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도시의 규모, 경제 구조, 정책 환경 등은 경제적 로컬리즘의 성과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따라서 각 도시는 자신의 여건에 맞는 경제적 로컬리즘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한국적 맥락

한국의 경우 경제적 로컬리즘이 가지는 의미와 가능성이 남다르다. 한국은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지역 경제의 건강성이 소상공인들의 활력에 크게 좌우된다. 더욱이 한국은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 소멸이라는 이중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제적 로컬리즘은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흥미롭게도 최근 한국에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로컬 문화와 지역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들은 획일화된 도시 생활과 과도한 경쟁에 피로감을 느끼고,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가치를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의 많은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주도하는 로컬 비즈니스와 사회적 경제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청년들은 지역의 특산품, 문화 유산, 자연 자원 등 로컬 자산을 활용한 창의적인 비즈니스를 창출하며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협동조합, 마을기업, 소셜벤처 등 혁신적인 조직 형태를 통해 지역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할 때, 한국의 도시들은 청년층의 로컬 문화 활동과 자영업 기반의 로컬 비즈니스를 융합하고 발전시키는 경제적 로컬리즘 전략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 창업 지원, 로컬 브랜딩 및 마케팅 지원, 사회적 경제 활성화, 지역 문화 콘텐츠 개발 등 다각적인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경제적 로컬리즘은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는 도시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 세계 도시들이 지역 경제의 자립과 순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이 시점에서, 경제적 로컬리즘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역을 연결하는 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