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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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앙트레프레너
토니 셰이가 홀라크라시를 통해 실현하려 한 기업 모델이 크리에이터 플랫폼이었다면, 그가 다운타운 프로젝트를 통해 구현하려 한 도시 모델은 크리에이터 타운이다. 크리에이터 타운은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 자유롭게 활동하고 협업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의미한다.
그는 2009년 자포스를 아마존에 매각하자마자 도시를 스타트업으로 만드는 다운타운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 지역에 '히피 창업가'를 모아 작은 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1970년 히피 공동체와 다른 점은 셰이가 유치하려는 사람들은 히피가 아닌 히피 성향의 스타트업이었다는 것이다.
다운타운 프로젝트가 다른 도시재생 사업과 차별화되는 점은 커뮤니티 기반 수익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토니 셰이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 간의 협업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공간적 배치와 설계를 최적화하고, 공유 공간의 활용 및 커뮤니티 이벤트와 네트워킹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이러한 접근은 참여 기업들이 혁신을 통해 서로를 강화하고, 전체 커뮤니티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기여한다.
한국의 IT 기업들은 당시 어떤 기업과 도시를 꿈꾸었는가? 2000년대 초반 그들도 다양한 사회적 실험을 한다. 심지어 자포스와 같이 IT 사업 중심지가 아닌 곳에 새로운 도시를 기획한 기업가가 있었다. 바로 2004년 제주 실험을 시작하고 2012년 본사를 제주로 이전한 다음의 이재웅 대표다.
당시 기록을 보면 이재웅 대표가 강조한 제주 프로젝트의 키워드는 삶의 질, 디지털 노마드, 인터넷밸리다. 삶의 질이 높은 제주에서 디지털 노마드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IT 기업을 모으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그러나 다음이 유토피아를 구상한 것 같지는 않다. 제주 본사를 도심에서 떨어진 첨단산업 단지에 건설한 것을 보면 본사 이전을 통해 도시 자체를 바꾸려 하지는 않았다.
돌이켜보면 토니 셰이의 도시 감수성도 그리 높지 않았다. 결국 자포스의 다운타운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와 격리된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단지로 비판받았다. 자포스가 지역 인재와 지역 기업을 육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생 젊게 살고 싶다고 말한 셰이는 동일한 철학을 가진 친구들과 대학 캠퍼스와 같은 환경에서 대학생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길 원했다.
한국 IT산업으로 돌아온다. 다음이 제주 실험을 시작한 지 20년이 된 지금, 한국 IT산업의 도시 감수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을까? 오히려 악화되었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일 것이다. 다음 이후로 도시적 실험을 시도한 기업이 없고, 산업 전체가 삭막한 물류센터와 아파트 단지만 즐비한 '택배도시' 건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는 궁극적으로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실현된다. 2010년 이후 한국에는 새로운 어반 앙크레프레너가 등장한다. 작은 도시를 기획하는 '문화 기획자'들이 토니 셰이, 이재웅과 같은 대기업 기획자를 대체한고 있다.
어반 앙트레프레너는 도시와 기업, 그리고 창의적 인재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들의 혁신적인 사고와 도전 정신이 한국의 크리에이터 타운 건설에 큰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사회가 어반 앙트레프레너를 더욱 격려하고 지원한다면, 머지않아 한국형 크리에이터 타운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