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먹는 냉면도 맛있다"
새벽에 냉면을 시켜 먹었다. 맛있었다. 어느 연예인이 나와서 소주에 냉면을 먹으면 소주가 술술 들어간다고 하는 말을 듣고, 언젠가 소주에 냉면을 먹어봐야지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알딸딸하게 술기운이 올라온 새벽에는 그렇게 냉면이 먹고 싶어진다. 동생이 회식을 끝내고 자정이 다 돼서 집에 오면서 맥주를 사 왔다. 몇 캔 얻어먹었는데, 술기운이 꽤 오른 모양이었다. 주말에도 바쁘게 일하는 동생이, 이번 주말은 쉰다며 신이 나서 맥주를 마시는데, 비슷한 속도로 따라 마셨더니, 술이 꽤 취한 모양이었다.
음식은 먹으면 먹을수록 더 배가 고프다. 안 먹으면 안 먹는 대로 식욕이 사라지기도 한다. 인간의 욕구들이란 게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모자라다 느낀 만큼 채워야 하는지, 무소유의 가르침에 맞게 비워둬야 하는지, 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참 아리송하다. 누구는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안다는데, 열을 안다 생각했는데 하나도 모르겠는 때가 너무 많다.
가끔 가슴 어딘가에, 머리 어딘가에, 블랙홀 같은 게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사라졌다 생겨났다, 알겠다 모르겠다, 커졌다 작아졌다, 어둡다 환해졌다, 가슴 어딘가에, 머리 어딘가에, 영원히 알 수 없을, 상자 하나가 있는 것 같다.
뱃속에도 비슷한 블랙홀 같은 게 하나 있다. 먹으면 먹을수록 허기가 커지는 그런 구멍이 하나 있는 것 같다. 운동도 좀 하고 살도 좀 빼고, 건강해져야겠다 생각하는데, 그놈의 식욕이 자꾸 방해를 하다. 식욕이 별로 없는 타입이라고, 식단 조절이 왜 어렵지라고, 건방진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 스스로를 돌아보면, 뭘 그렇게 먹고 싶은 게 많은 지, 그걸 또 기어코 다 먹고야 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