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5일

"나의 배경"

by 리움

컴퓨터나 핸드폰의 배경 화면에서 취향이 드러난다고 한다. 컴퓨터 배경 화면은 언제나 기본이고, 핸드폰 배경 화면도 처음 설정해 놓은 그대로 끝까지 사용한다. 예쁘게 꾸미는 재주도 없고, 그냥 잘 바꾸지 않는다. 물론 아주 가끔 한번 바꿔 볼까란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화면을 뒤적이다 결국에는 처음 화면 그대로를 유지하게 된다.


컴퓨터 배경 화면은 윈도 설정 때문인지, 가끔씩 자기 맘대로 바뀐다. 지금은 사막과 물과 태양이다. 지난번 화면이 뭐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꽤 화려한 자연경관이었던 듯하다. 핸드폰 배경 화면은 채도가 낮은 배경 색에 날씨와 날짜가 나오는 위젯이 있다. 자잘한 것들이 늘어져 있는 걸 그대지 즐기지 않는 성격이 반영된 것이리라.


컴퓨터나 핸드폰의 배경 화면이 단출한 것처럼, 대체로 나의 배경은 언제나 단출하다. 화려하지 않고 단순하며 보통의 그것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보통의 부모님에게 태어난 보통의 가정에서 보통의 학창 시절의 보내고 보통의 성장 과정을 거쳐 보통의 일상으로 살아가고 있다. 보통의 그것에 매우 만족하며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이다.


나는 나의 일상 전반이 보통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보통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아주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일정 수준의 균형을 유지하며 좋게든 나쁘게든 기울어지지 않게 살아간다는 것. 그 안정감이 안주나 안일이 될 때가 있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그 안정감이 늘 나를 지탱해 주었다는 것도 안다.


다른 사람과 나는 다르다. 나에게는 나만의 특별함이 있다. 나의 특별함은 보통의 일상을 훼손하지 않는다. 나의 특별함은 보통의 일상과 함께하며 나를 이루는 수만 가지 요소들 중 하나이다. 배경 화면 위에 유독 눈에 띄는 아이콘과 같다. 나의 특별함은 나의 배경과 함께 있다. 나의 배경은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습관이 될 수도 있고 지식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나의 삶 전반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특별함이 존재했을 것이다.


특별함도 일상도 나도, 나의 배경이 지탱해 주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의 배경은 나에게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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