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6일

"나의 단순함"

by 리움

'6 6'이란 숫자는 꽤 재미있는 얼굴 모양을 하고 있다. '6ㅅ6' '6ㅇ6' '6ㄱ6' '6ㅁ6' 중간에 자음을 넣으면 더 재미있어진다. 나는 조금 실없는 장난을 좋아한다. 하찮고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는 그런 농담에 웃음이 빵 터지고는 한다. 단순하고 유치한 건 꽤 즐겁다. 1차원적 말장난은 언제나 유쾌하다. 가볍고 사심 없는 웃음이 나는 좋다.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불편하고 날카로운 분위기도 좋아하지 않는다. 분쟁은 가능한 피하는 편이다. 싸움이 날만한 이슈가 생겼더라도 크게 거슬리는 사안이 아니라면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편이다. 어릴 때야 내 의견이 맞다 네 의견이 맞다 다투기도 했지만, 이미 의견 대립이 일어난 시점에서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일은 더 힘들어지고, 그러면 의미 없는 다툼만 커진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네 의견이 맞든 내 의견이 맞든 시간이 지나고 보면 사실 별일도 아니고, 만약 그 사안이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면, 사람들의 생각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싸워도 결국 제자리걸음일 뿐이라는 것도 안다. 아니, 그냥 분쟁이 싫고 그 긴장된 분위기는 더 싫다. 그래서 대충 피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단순한 게 좋다.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복잡한 것들을 마디마디 잘라 단순하게 만든다. 생각할 것들도, 어려운 문제도, 풀어야 할 일들도, 너무 많다. 단순하게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은, 가능하면 단순하게 넘어가고 싶다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다. 뭐, 지금의 나에게 어려운 일은 아닌다. 심각해지지 않으면 된다. 나부터 단순해지면 된다. 단순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된다. 내가 즐거운 일을 같이 즐거워해 줄 사람들과 함께하면 된다.


복잡하고 심각한 척하고 살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나는 단순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애초에 단순한 것이 태생일지도 모르겠다. 가볍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1차원적인, B급도 아닌 C급 개그가 웃음 코드인 나는, 대체로 단순하게 살아가며, 가끔씩만 복잡해진다.


아니, 사실, 내 머릿속은 항상 출구 없는 미로처럼 복잡하다. 그래서 더 단순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keyword
팔로워 24
작가의 이전글2025년 6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