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7일

"나의 수집벽"

by 리움

나는 수집에 취미가 있다. 영화나 공연 티켓 같은 것도 모으고, 여행지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도 모은다. 문구류를 좋아해서 노트 같은 걸 모았는데, 공간을 너무 차지해서 이제는 연필을 모은다. 또 책갈피를 좋아해서 책갈피도 모은다. 모은 물건들은 사용할 수 있는 건 사용을 하고,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아주 가끔씩 들여다본다.


십 대에서 이십 대 시절 나의 수집품은 영화 포스터였다. 극장에 가는 걸 좋아했고, 극장에 가면 비치되어 있는 포스터를 수집했다. 파일로 5개 정도 된다. 무게가 꽤 나가서 한 번에 모두 들고 옮길 수도 없다. 모아진 포스터의 무게가 늘어나 조금 부담이 되기 시작하면서 포스터를 모으는 일을 그만두었다.


티켓 같은 건 상자에 넣어서 보관을 했었는데, 전에 쓰던 상자가 꽉 차고는 새로운 상자를 사지 않았다. 새로 사야지 하다가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조금 더 골라보자 하던 게 아직도 새로운 상자를 마련하지 못했다. 종이봉투 하나에 대충 넣어 뒀더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러던 중 파일에 여러 크기의 속지를 넣을 수 있는 게 있어서, 그 파일에 정리를 하기로 했다.


늘 정리를 하며 살지는 않지만, 정리를 하는 걸 꽤 좋아하기는 한다. 물건들에게도 자리가 있어, 자리에 없으면 꽤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건 어릴 때부터 그래서, 내 방 청소는 무조건 내가 했다. 지금도 방은 지저분 해도 물건은 항상 제자리에 있어야만 한다.


정리는 종류별로 하고, 사용할 때 효율적인 동선을 고려해서 한다. 사실 나는 정리를 꽤 잘하는 편이다. 여행 짐을 쌀 때도 최소한의 공간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고는 한다. 어떤 면에서는 참 두서없는 편인데, 어떤 면에서는 참 정돈되어 있다.


수집에 취미가 있다는 것은 물건을 잘 못 버린다는 말도 된다.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많아지고 한정된 공간에 그것들을 모두 품고 살기 위해서는 정리는 필수적 요소일 수밖에 없는 지도 모른다. 수집품들은 때론 기억이 저장되어 있다. 이때는 이랬지 저때는 저랬지. 멀어진 기억들을 다시 불러오는 데 수집품만 한 것이 없다.


얼마 전 책갈피를 모아둔 상자가 꽉 찬 것 같아, 꺼내 정리를 다시 했다. 몇 년 전에 여행지에서 샀던 붉은 탈 모양의 책갈피에서부터 얼마 전 전시를 관람하고 샀던 유명 화가의 그림이 프린팅 된 책갈피까지, 내가 지나친 발걸음이 고이 모아져 있었다. 책갈피를 쭉 나열하고 보니, 보고 듣고 경험한, 어제와 그 어제가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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