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
요즘 사람들은 사진 찍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풍경 사진을 좋아해서, 한창 여행 다니던 때의 풍경 사진이 정말 많고, 그중 몇 개는 따로 인화를 해서 액자에 넣어 장식을 하기도 했다. 바다나 하늘 사진을 특히 좋아한다. 구름 사이로 비친 햇빛, 키 큰 나무 너머의 파란 하늘, 멀고도 푸른 물결, 해무에 쌓인 섬들, 하늘과 바다를 가르는 수평선. 가슴이 웅장해지기도 하고 평화로워지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하는, 그런 사진들을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 옛날에는 커다란 카메라까지 사서 꽤 열심히 찍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핸드폰 카메라로 기념 삼아 몇 장 찍고, 그저 더 오래 눈으로 보는 걸 선택한다. 더 오래 눈에 담고 가슴에 새긴다. 그리고 보고 싶어지면 다시 또 와서 봐야지라고 다짐한다.
나는 내 사진을 찍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진에 찍힌 내 얼굴은 영 어색하다. 사진을 찍게 되면 가능하면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가리곤 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진을 찍는 건 더 어색해지는 것 같다. 사진을 찍는 그 순간도 어색하고 사진에 찍힌 나도 어색하고, 좀 그렇다.
요즘은 사진 찍기에 참 좋은 세상인 것 같다. 핸드폰 카메라 성능이 좋아져서, 어디서든 간편하게 원하는 사진을 남길 수가 있으니, 그래서 사람들이 더 많이 사진을 찍는 것 같다.
내가 처음 혼자 여행을 간 건 스물두 살 때였다. 그때는 스마트폰도 없던 때였다. 핸드폰 카메라가 있었던가? 그때,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하나 샀다. 눈길을 끄는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도 없고 찍을 수 있는 사진의 개수도 정해져 있으니, 조금 더 신중했을 수도 있다. 나는 그때 찍은 사진들을 가끔 꺼내 본다. 투박하게 찍힌 사진에 그때의 내가 너무 선명하게 찍혀있다. 그때의 불안, 고민, 혼란.
사진은 그런 것 같다. 내가 찍은 사진에는 왜 꼭 내가 같이 찍혀 있는지, 나만 볼 수 있는, 그때의 내가 같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