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0일

"나의 꾸밈"

by 리움

나는 잘 꾸미는 사람은 아니다. 나를 포장하는 일에 능한 사람도 아니다. 사실은 잘 꾸미고 싶기도 하다. 사실은 나를 잘 포장해서 꽤 멋진 사람으로 보이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아무리 잘 포장해도 내가 곳곳에서 튀어나온다고 한다. 나는 내가 꽤 투명하게 드러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그들이 보는 내가 진짜 나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가끔 나의 행적에 대해 진담과 농담을 섞어 말하고는 한다. 나는 가끔 내 생각이 아닌 것에 심취해 내 것 인양 말하기도 한다. 나는 꽤 거짓된 인간인 것도 같다. 사실 꼭 진실된 인간일 필요도 없지만 거짓된 인간이고 싶지도 않다. 나는, 과장하고 농담처럼 왜곡하고 거짓된 모습을 보이고는 죄책감에 눈을 찔끔 감으며 후회하기도 한다. 내가 꾸며놓은 모습을 보면서도, 그들은 꾸밈 속에서 시시덕거리는 나를 보았을까?


잘 차려입은 나도 있다. 목이 다 늘어난 잠옷을 입은 나도 있다. 가끔은 멋지게 화장을 하고, 가끔은 선크림만 바르기도 한다. 머리에 잔뜩 힘을 주기도 하고, 몇 년째 애용 중인 낡은 모자만 쓰기도 한다. 꾸밈이란 상황과 때에 따라 달라진다. 꾸밈에 따라 나도 달라진다. 태도와 표정과 말투와 발걸음도 달라진다.


그런데 꾸미지 않은 내가 존재하기는 할까? 나는 혼자 있으면서도 내게 역할을 부여하고 행동을 선택하게 한다. 바라는 모습을 연기하게 한다. 그래서 가끔 정말 궁금하다. 다른 것을 통하지 않고 보는 내가.

keyword
팔로워 24
작가의 이전글2025년 6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