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점심"
나는 주로 늦게 출근하는 편이라, 점심을 집에서 먹고 나가는 일이 많다. 가끔 귀찮아서 건너뛰는 경우가 아니라면. 요즘은 가능하면 제때 식사를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 밥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된 나이라, 일을 시작하기 전에 무엇이라도 꼭 먹는다. 일을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따로 식사 시간이 없기 때문에, 그때 식사를 하지 않으면 집에 갈 때까지, 굶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 점심은 거의 건너뛰고 저녁만 거하게 먹고는 했다. 저녁밥과 조금 넉넉한 반주까지, 보통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는 했었다. 결국 크게 몸이 안 좋아지고 서야, 나쁜 습관을 조금 버리게 됐다. 좋지 못한 습관이라는 걸 알면서도 후회할 일이 벌어지고서야 습관을 고치려고 하니, 나는 참, 왜 그럴까?
그래도 끝내 습관으로 정착되지 못한 것이 아침밥이다. '아침'이란 시간에 기상하는 일도 거의 없지만, 혹여 아침에 일어나더라도 뭔가를 먹고자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럴 바에는 포기할 것은 깨끗하게 포기하고 챙겨갈 것만 챙기자라는 생각으로, 그래서 점심은 비슷한 시간에 맞춰 먹으려고 노력하게 됐다.
요즘은 비슷한 시간대가 되면 배가 고파온다. 나는 집밥을 좋아한다. 안 먹는 음식도 많고 예전에는 먹는 양이 적어서, 밖에서 다른 사람들과 먹는 식사는 조금 불편했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집에서 밥을 먹고 나가거나, 그냥 굶어버리고는 했다. 사실 음식을 항상 남기니 식비가 조금 아깝기도 했다. 그래서 집밥을 즐겼다.
지금은 1인분 이상도 곧잘 먹는다. 그런데 이제는 점심을 밖에서 먹을 일이 거의 없다. 일단 외출부터를 점심이 지나고서 하니. 그런데 요 며칠 계속 밖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덕분에 주변 맛집 탐방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벌써 취향에 맞는 맛집을 한 집 발견하기도 했다.
저녁은 뭐랄까, 술을 곁들이게 되는데, 점심은 그냥 음식 자체를 즐기게 되는 것 같다. 술을 마시면 미각이 조금 마비되기도 하고, 기분도 한껏 좋아져, 그냥 '좋으니 좋아' 상태일 때가 많은데, 점심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음식점에 들어갈 때도 밝고 음식점 안도 밝고 먹고 나와서도 밝고. 활발한 바깥 활동 중간에 무언가를 먹는 습관이 없어서인지, 조금 어색하기도 하다. 그래도 뭐랄까, 조금 더 맑은 정신으로 식도락을 즐기는 것도 꽤 즐겁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