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가만히 생각해 봐도 나에게는 '이 노래가 가장 좋아'는 없는 것 같다. 잡식성 취향답게 장르를 가리는 편이 아니고, 음원 사이트의 탑 100을 일단 틀어 놓고 취향에 맞지 않는 노래들을 지워가며 듣는 편이다. 물론 이전부터 듣던 노래들 위로 새로운 노래들이 쌓이는 관계로 내 플리 안의 노래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 드렁큰 타이거나 리쌍 등의 노래에서 백지영, 빅마마의 애절한 발라드뿐만 아니라, 최신은 아니고 조금 지난 아이돌 댄스곡까지 정말, 듣기에 좋으면 그만이다. 어깨 빵빵하게 허세가 잔뜩 들어차 있던 학창 시절에는 아주 시끄럽고 요란스러운 노래를 듣기도 했었다. 다만 지금은 너무 시끄러운 노래는, 귀 건강 문제로 조금 피하고 있다.
나는 정박의 노래들을 좋아한다. 다시 말하면 엇박의 노래에는 조금 불편함을 느낀다. 박자가 딱딱 맞는 드럼 소리를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이건 아마도 단순한 내 성격의 영향이 아닐까?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뭔가 딱 떨어지는 단순한 것들을 좋아하는 내 성격 때문인 것 같다.
나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을 '아주 많이' 부러워한다. 대체로 예체능에 재주가 없는 사람이 그러하듯, 예체능을 잘하는 사람은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 노래를 잘하는 사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모두 다 너무 부럽다.
사실 나는 노래를 '못하지는' 않는다. 그냥 평범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아주 가끔, 잘하게 들릴 때도 있는. 그런데 노래 실력도 자주 부르면 늘고, 자주 부르지 않으면 준다는 것에 대해, 요즘 생각하고 있다. 한창 세상도 즐겁고 노는 것도 즐겁고 나를 내뿜어야 할 시절, 지금 보다는 고음도 '조금' 더 올라갔고, '조금' 더 잘 불렀던 것 같은데, 요즘은 노래 부를 일이 없어서 그런지, 영 시원치 않다.
과거에는 언제 어디서든 노래를 틀어 놓고는 했는데, 요즘은 노래도 잘 듣지 않는 것 같다. 노래를 가장 많이 들을 때라면, 운전할 때? 아니면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 그렇게 생각해 보니, '집 안'에서는 노래를 거의 듣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노랫소리보다는 인기척도 없는 정막함을 더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젠가 나의 노래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단순한 음률에 단순한 가사를 붙여, 아주 단조롭고 평온한 노래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누구에게나, 마음 귀퉁이 어딘가에 있을 잔잔함이 담긴 그런 노래를.
이러쿵저러쿵해도, 노래가 사람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준다는 것, 그래서 노래가 필요하다는 것, 노래를 듣던 부르던 만들던, 그 안에는 그 사람이 담길 수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노래가 늘 사람들 곁에 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