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1일

"나의 침묵"

by 리움

나는 말의 힘을 믿는 것만큼이나 침묵의 힘을 믿는다. 대부분의 말들은 뱉는 것보다 삼키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깨닫게 된다. 최소한 '하지 말 걸'이란 후회는 하지 않는다. 나는 가장 많은 후회를 말로 남겼다. 삼켜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끝내 내뱉고야 마는 순간들을 보면, 말을 삼키는 일은, 말을 잘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나는 침묵에 실패했다.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또 하고야 말았다. 하면 안 되는 말들만이 후회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 않아도 될 말들도 후회를 불러온다. 어떤 말들은 나를 가볍게 하고, 어떤 말들은 나를 우습게 하며, 어떤 말들은 나를 허세, 허풍, 잘난, '척'하는 사람으로 만든다. '나를 내가' '떠벌리는' 일은 언제든 후회가 따라오게 마련이다.


침묵은 왜 어려울까? 언제는 말이 없는 사람이 되고, 언제는 말이 많은 사람이 된다. '수다'스러운 순간의 나는 어딘가 많이 붕 떠있고, '과묵'한 나는 어딘가 많이 가라앉아 있다. 그 중간 어디쯤에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아주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디쯤, 적정선을 아는 어디쯤의 '나'.


나는, 나서야 할 때와 물러나야 할 때, 그리고 머물러야 할 때를, 아직도, 잘 모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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