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방"
네모난 사각형의 육면체, 창문은 암막커튼으로 막혀있고, 커다란 침대, 오랜 시간 검은 화면을 유지한 텔레비전, 옷서랍과 옷걸이 행거, 그리고 바닥에는 매일 청소기로 밀어도 어디선가 작은 먼지들이 나타난다.
내 방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다. 몇 달쯤은 칩거를 해도 좋을 방이다. 방은 혼자 있는 나에 익숙하고, 나는 방에 혼자 있는 것을 기꺼워한다. 내 방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은 몹시 어색한 풍경이다. 가끔 며칠씩 방을 비울 때면 방도 쓸쓸함을 느낄지, 아주 가끔 고찰해 보고는 한다.
내 안에도 방이 있다. 폭도 깊이도 높이도 알 수 없는 방이 있다. 너무 작아 점 하나도 벅찰 것 같지만 아주 커서 그 끝을 모를 것 같기도 한다. 숨소리도 없을 만큼 고요하기도 하지만 귀를 막아도 파고는 소음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열릴 문이 없는 방은 외롭지 않은지 가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나의 방들은 닮지 않아서 비슷하다. 아무도 찾지 않고 아무도 들이지 않는 나의 방. 나에게는, 나 외에는, 아무도 없지만 아무도 없지만은 않은 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