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4일

"나의 방어력"

by 리움

자신을 방어하는 행위에 있어 허용되는 건 어디까지일까? 방어 행위는 공격을 받을 때만 하게 되는 걸까? 방어력은 높은 게 좋은 것일까?


나의 방패는 때론 칼이나 창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나를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공격을 정당화하고는 한다. 칼을 들지도 않은 상대에게, 곧 칼을 들어 나를 공격할 것이라는 오명을 씌우고, 창을 던지고, 그것은 곧 칼을 들, 상대의 탓을 한다. 나의 지나침에 대한 이유를 상대에도 돌리는 일은 참 쉽다. 나의 방어는 때론 나에게만 옳다.


일반적 기준에 따르면, 나는 공격력도 방어력도 높게 평가될 것 같지 않다. 아니, 방어력은 높으려나? 나는 내 주위에 높고 얇은 성벽을 쌓고 미어캣처럼 주변을 경계한다. 쉽게 무너질 성벽이란 것을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한다.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높게 쌓았지만 듬성듬성 틈새 투성이라 조금만 둘러봐도 속내가 뻔히 보인다.


위협을 느낀 나는 날카롭게 쪼아대다, 무너질 것 같으면 성벽 아래 몸을 숨기고, 없는 척을 한다. 꽁꽁 숨어 몸을 웅크리고, 언제나 그랬든 시간이 해결해 주길 기다린다.


나의 방어는 곧 회피이고, 곧 모른 척이고, 곧 외면이다. 공격에 대한 공격으로 쌓인 실패의 역사는, 방어의 최종선이란, 공격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이란 학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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