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8일

"나는 콩국수가 좋다"

by 리움

나는 콩국수가 좋다. 콩국물 그 자체를 좋아해서, 설탕도 소금도 넣지 않는다. 여름이면 꼭 콩국수를 먹는다. 집 근처에 콩국수를 정말 잘하는 집이 있어서, 종종 시켜 먹는다. 걸쭉하고 진한 국물이 정말 일품이다. 그렇지만 나는 사실 엄마가 예전에 해 주셨던 콩국수만큼 맛있는 콩국수는 먹어본 적이 없다.


물론 지금은 예전에 엄마가 해 주셨던 콩국수를 먹을 수는 없다. 번거롭다는 이유로 더 이상 콩국물을 만들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콩을 불리고 삶고 갈고, 내가 생각해도 정말 번거로운 일이다.


편식이 심했던 나는, 엄마의 콩국수로 여름을 나곤 했다. 진하게 우린 콩국물을 냉장고에 넣어 두고, 컵에 한 잔씩 따라 마시기도 했다. 입맛이 없는 날이면 하루 종일 콩국물만 마시는 날도 있었다. 엄마가 만드시는 콩국물에는, 나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여름만 되면 입맛을 잃어버리는 나를 위해, 엄마는 매년 콩국물을 만드셨다.


요즘은 인터넷에서도 콩국물을 살 수가 있다. 심지어 배송에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 이제 엄마에게 콩국물을 삶는 일은 번거롭고 힘든 일이다. 엄마가 하신다고 하셔도, 이제는 내가 말린다. 사서 먹으면 편한데, 힘들게 그걸 왜 하냐고, 핀잔을 놓고는 한다.


엄마의 콩국수는, 내 마음속에 있는, 여름 최고의 음식이다. 여름에 콩국수를 먹을 때면, 나는 아직도 그때가 생각난다. 그러면 그 순간에는, 어릴 적 달달거리는 선풍기 앞에서 콩국수를 먹던 어린 내가 있다. 어린 자식이 무탈히 여름을 보내기를 바라는 젊은 엄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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