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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레이 Apr 06. 2017

[불안] - 알랭 드 보통 / 1. 원인

타인과의 비교, 그리고 생계적 불안감  

 불안. 이 책은 제가 요즘 항상 끼고 다니며 메모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불안감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소 방안을 분석해놓았거든요.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The only thing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라는 말도 있잖아요.

 두려움은 대개 대상을 잘 모르는 데에서부터 생겨나지만, 점차 익숙해지다 보면 두려움은 사라진다고 하죠. 불안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저는 불안감 그 자체의 속성들을 알아가면서부터 미래, 인간관계 등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으로부터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건 저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고요 하하.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막연히 느끼고 있는 감정과 의식의 흐름을 쉬운 언어로 풀어쓰는 데에 굉장히 탁월한 재능을 갖춘 작가입니다. [불안]은 알랭 드 보통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안감의 원인과 그 해법을 서술한 책이에요.



 불안감에 대한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욕심을 줄이고 비교로부터 벗어나 불안감을 해소할 수도 있고, 오히려 불안감을 자기발전의 동력으로 이용하며 더 높은 꿈을 향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수단은 달라도 결국 그 선택은 '행복한 삶'이라는 목적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불안감'을 어떻게 컨트롤할 것이냐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고, 그 선택에 따라 행복한 삶을 이루는 방법도 달라지겠지요. 알랭 드 보통도 불안에 대한 해법을 5가지로 소개할 정도로 그 방법에는 정답이 없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는 불안감의 원인을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으로 나누고 있어요.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의 명언을 소개하며 그는 글을 시작합니다. 


 "이 세상에서 힘들게 노력을 하고 부산을 떠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탐욕과 야망을 품고, 부를 추구하고, 권력과 명성을 얻으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생활필수품을 얻으려는 것인가? 그것이라면 노동자의 최저임금으로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 삶의 위대한 목적이라고 하는 이른바 삶의 조건의 개선에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관심을 쏟고, 공감 어린 표정으로 사근사근하게 맞장구를 치면서 알은체를 해주는 것이 우리가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는 이 구절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 말에 따라가다 보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데에서 불안이 시작되며, 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욕망하는 과정이 결국 인생이라는 결론으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사랑결핍' 파트에서 나온 말이지만, 다른 파트에도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속물근성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명성과 업적, 재산을 인정받는 데에서 나옵니다. 또 사람들이 바라는 기대치도 남들이 가진 것들과 비교하면서 그 크기가 달라지고요.   


 앞에 소개한 불안감은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감, 감정의 결핍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지만 불안감 원인의 나머지 둘, '능력주의'와 '불확실성'은 생계적으로 안정적인 지위를 얻지 못했을 때 나타납니다.       

                   

 마이클 영은 [능력주의의 등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아무리 비천하다 해도 자신에게 모든 기회가 열려 있음을 안다··· 만일 되풀이하여 '바보'라는 낙인이 찍히면 허세를 부릴 수가 없다··· 이제는 자신이 열등한 지위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과거와는 달리 기회를 박탈당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열등하기 때문에 말이다."
 능력주의 체제에서는 가난이라는 고통에 수치라는 모욕까지 더해지게 된다.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에 어떤 동지애가 이룩된다 해도, 노동자가 어떤 선의를 보여주고 아무리 오랜 세월 일에 헌신한다 해도, 노동자들은 자신의 지위가 평생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 그 지위가 자신의 성과와 자신이 속한 조직의 경제적 성공에 의존한다는 것, 따라서 자신은 이윤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감정적인 수준에서 변함없이 갈망하는 바와는 달리 결코 그 자체로 목적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늘 불안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노동자가 겪는 불안의 요소는 언제 내가 이 회사에서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하여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기인하죠. 노동자가 고용된 회사 안에서 일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조직 내에 고용되어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확실성을 떠안고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음에는 이 책에 나와있는 해법에 관한 리뷰를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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