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어른들은 말한다. 어렸을 때는 걷고 웃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았는데, 이제는 칭찬 받으려면 피똥 싸게 노력해야 된다고. 어릴 때가 좋을 때라고.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축하를 받는 날이 1년 중 하루 있다. 아니, 축하를 받아야만 하는 날이다. 생일.
최근 생일을 맞이했다. 내 머릿속에 기억이 남아있는 때부터 나는 항상 누군가에게 생일축하를 받아왔다. 가족, 친구, 동료, 지인 등. 지금까지 수십 번의 생일을 맞이했다. 초등학교 때는 엄마에게 졸라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김밥, 떡볶이, 잡채 등을 먹으며 놀았다. 어떤 해에는 집에서 혼자 조용히 보낸 적도 있지만 그런 때도 축하한다는 말을 빠지지 않고 들었다. 우리 가족이 5명이었으니 최소 4명한테는 들은 셈이다.
나이가 들면서, ‘생일이 뭐 그렇게 특별한 날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문득, 올해 생일날 엄마의 생일 축하 문자를 받고 고맙다며 답장을 쓰는데, 생일을 맞이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00살까지 살아도 생일축하를 받을 수 있는 날은 고작 100번 밖에 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무미건조하다며 투덜대고 살아가는 1년이 365일인데, 평생 맞이할 수 있는 생일은 100번이다.
올해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다. 2021년 365일 중 가장 많은 사람에게서 축하를 받는 하루를 보냈다. 지난 주말에는 친정식구들과, 생일 당일에는 시댁식구들과 촛불을 불었다. 미소와 박수는 달콤한 생일케잌과 늘 함께 등장하는 반가운 손님이다. 회사에서는 동료들이 축하해줬다. 요즘에는 원하지 않아도 sns가 생일을 널리 알려주어 생각치도 못한 분들께도 축하를 받는 호강을 누린다. 진심을 담아 축하 답문자도 보냈다. 참 행복한 활동이다. 이 소중한 활동들이 가능하려면 건강에서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많은 조건들이 만족해야 하는지, 시간이 지난 후에야 뼈져리게 알 수 있다.
이제부터는 생일에 깊은 의미를 두겠다. 내 생일이건 남의 생일이건. 일년 중 가장 축하를 많이 받는 날. 내가 무엇을 성취해서 축하를 받는 게 아니라 태어나서 멀쩡히 잘 살아있다는 "생"이라는 엄청난 일, 내 존재 자체에 대해 공식적으로 축하를 받는 날! 많이 축하 받고 많이 축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