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실체가 있을까

'무상'

by Riley


밀물과 썰물은 자연현상으로 당연하게 여겨진다. 인간의 감정에도 밀물과 썰물이 있다.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심할 수도 있고 약할 수도 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도 어찌보면 자연현상의 일부다. 곁에 있는 사람이 불편할 뿐.


사랑은 실체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상'에 따르면 실체가 없다. 다 과정이라는 말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렇다면, 누군가 사랑 고백을 할 때 영원하지도 않을 말을 왜 하느냐라고 반문해야할까.

사랑은 지나가는 감정일 뿐 썰물일 때는 공중에 사라질 감정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사는게 다 그런거지, 감정이 다 그런거지, 바쁜 세상에 이런 질문을 비웃고 넘어가야할까.


나는 확신한다. 이런 질문은 사랑이 숨쉬는 일상을 그 일상으로 좀더 오래, 그리고 좀더 건강하게 유지케 하는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다. 자연현상인 사랑의 밀물과 썰물에 심신을 싣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덧 사랑은 내 곁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사랑도 다른 감정과 마찬가지로 '무상'이라고 믿는다. 사랑이 미움이 되고 짜증이 되고 심하면 증오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은 다른 감정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 사랑은 그 대상의 안녕을 위해 내가 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 힘이 있기에 내가 조금 불편해도 상대의 부탁을 들어준다. 상대를 위해 나의 습관을 버리기도 한다. 상대를 위해 내 커리어를 버리고 육아에 전념하는 전업 주부의 삶을 택하기도 한다.


물론 내가 그런 변화를 감내할 사람인가는 또다른 문제이다.


그렇게 사랑은 변화를 낳고, 그 변화는 사랑을 유지하게 만들 수 있다. 매 순간 우리몸의 60조 개 세포가 변화한다. 이 순간 우리는 조금씩 늙어가고 있다. 지금의 겨울은 봄을 향해 아주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사랑이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역설적으로 변하기때문에 유지될 수 있다. 나도 변하고, 상대도 변하고, 환경도 변하는데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사랑이 유지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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