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이 내게 왔을 때보다 불행이 지난 간 후가 더 중요하다. '그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이라 후회해 봤자 소용없다."
"삶이 괴롭고 힘들 땐 자는 게 최고다. 뭘 해도 기운이 나지 않을 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자라. 기도도, 명상도, 여행도, 술도 괴로움만 더 짙어질 뿐이다. 힘들수록 더 잘 먹고, 잘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듦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이 시대의 멘토 누군가가 한 말이 아니다. 1860년생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어록이다. 아무리 빠르게 변하고 삶의 기술적인 질이 개선되고 있지만, 괴로움의 고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고민은 불변하다. 고민의 해결책은 여럿 있지만 그 여럿의 공통점을 굳이 찾자면, 단순함이 아닐까. 괴로움의 원인도 복잡한데 해결책까지 복잡하다면 복잡함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괴로움 해결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면 해결책의 단순함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각자의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괴로움의 반대, 행복. 온갖 행복해지는 방법이 난무하다. 행복은 무엇 무엇이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 무엇이다. 행복해지려면 무엇 무엇을 해야 한다. 기타 등등 행복의 여러 측면에 대한 사색과 조언도 난무하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어쩌면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찾고자 행복의 조건 또는 행복의 정의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될 지경이다.
아무리 잘 생생기고 예쁘다고, 잘 나간다고, 돈이 많다고 꼭 행복하지 않다. 그런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은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유명 배우가 내린 행복에 대한 정의가 내 평소 생각과 매우 근접하다. "별일 없는 게 행복."
오늘 내 일상이 단순했다고 느껴진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오늘 나의 단순한 일상은 생각보다 대단할 수 있다는 믿음. 지겹고 따분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지금 내 삶이 생각보다 평온하다는 증거다. 지겨울 빈틈은 괴로움의 소용돌이에서 생길 수 없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