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는 봤니?
질문 없이는 답변도 없다. 그런데 답변만 말하는 상황이 참 많다. "난 행복하지 않아." 이건 답변일 뿐이다. 대응되는 질문은, "너는 행복하니?"이겠다. 명확한 질문을 해야 명확한 답변과 그 답변에 대한 이유를 고민하게 된다.
내가 행복이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오늘 내가 한 말과 행동이 그 방향에 부합하는 것인가. 이런 질문이 필요하다. 우리는 하루 몇 번 자신에게 행복한지 질문할까. 당장 다음 달 지갑 사정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에게 무슨 배부른 행복 타령이냐고 질타할 수도 있겠다.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더욱 질문해야 하지 않나.
오늘 하루 종일 내가 과연 몇 번 웃었는지 생각해 본다. 아침부터 심각한 회의의 연속이었다. 심각한 얼굴 표정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농담을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조금의 미소를 띠고 중간중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쉬는 시간이 숨통을 트여주었다. 그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합심하려는 노력이 힘이 되었다.
다시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는 오늘 행복했는가. 나는 요즈음 행복한가. 나는 평소 크게 힘들지 않으면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해 왔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형용할 수 없는 불편함과 미안함이 있지만,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어 좋다. 배우고 느낄 수 있어 좋다. 퇴근해서 운동도 하고, 의자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 좋다. 누워서 편안히 잠을 잘 수 있어 좋다. 내일 눈을 뜨면 소중한 하루를 얻어서 좋다. 출근을 해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어서 좋다. 겉에서 보기엔 그저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자세히 보면 매일 너무나 다른 일상이어서 좋다. 새롭게 발견하는 조그만 차이는 모두 값진 배움이고 관찰의 대상이다.
4월 중순부터 정신없이 왔다. 똑같아 보이는 일상 속, 나에게는 많은 내적 불편함이 있었고 고민이 있었고 매일 나는 완전히 다른 날들을 경험하고 있었다. 어느덧 내일이 벌써 5월 중순이다. 내일도 겉.똑.속.다 일상이 시작된다.
나는 매일 물어보겠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질문.
"너는 오늘 행복했니?"
지침이 있었다면 열심히 살았다는 의미라 행복했다고 말할 것이다. 불편함 없이 지냈다면 잠시 휴식하는 날이라 행복하겠다고 말하겠다.
역시, 행복이란 특별한 조건이 있는 게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그것도 질문을 해야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