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새벽 2시, 막연한 두려움에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두려움의 이유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남들에게는 이 이유를 말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오늘도 이렇게 그냥 지나가야겠습니다.
지금은 우울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람에게는 우울감이라는 게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이것이 치료를 필요로 할 정도로 심하게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정도까지의 우울감이 아니어서, 혹은 그 정도까지라고 생각을 하지 못해서 그냥 혼자서 극복하려고 합니다. 아니면 소위 말하는 ‘나 정신과 다녀’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가지 않는 경우가 있겠죠.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고, 그런 걸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은 정신과 질환을 가진 사람에 대한 안 좋은 생각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하죠. 그래도, 자기가 갖고 있는 우울감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각은 일시적일 뿐이고, 충분히 치료받는다면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니까요.
돌아와서,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치료로 해결되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 혹은 위와 같은 이유로 병원에 가지 않을 — 상황의 우울감이라면, 보통은 즐거운 것을 찾아 나서거나 의도적으로 그 생각이나 행동을 피하는 것으로 우울감을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여행을 가기도 하고,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볼 수도 있고, 하다 못해 집에 앉아서 스포츠를 보며 치킨과 맥주를 곁들일 수 있고, 자기 전에 누워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면서 웃음을 찾거나 명상 앱을 틀어놓고 차분히 잠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저처럼 이렇게 글을 써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우울감을 일으켰던 그 상황을 모두 잊어버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죠. 혹은, 오히려 그 우울감을 일으켰던 그것에 직면하며 내가 했던 일을 반성할 수도 있습니다.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큰 우울감이 아니라면 보통 이 정도 선에서 해결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자 경험입니다. 이 이상의 문제가 생긴다면 당연히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이고요.
다행히도 저는 아직 이 정도 선에서 우울감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어떤 날은 이렇게 글을 쓰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우울감을 일으켰던 원인을 들여다보게 되고, 다른 날은 평소에 쓰고 싶었던 글을 두서없이 써보는 과정을 통해 우울감의 원인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어느 경우라도 글쓰기가 우울감을 날리는 좋은 매개체가 되는 것이죠. 자주는 아니지만 여행도 가고, 그걸 또 글과 사진으로 남기고, 다시 또 다른 글을 쓰고, 가끔은 친구들을 만나서 술 한잔과 함께 그동안 쌓아왔던 이야깃거리를 풀고…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이 좀 안정되었네요. 이제, 잠에 들 시간이 되었습니다. 새벽 세 시 반. 사실 잠들기에는 너무 늦어버렸지만 이젠 잠을 청해 봐야겠습니다. 집 앞 무인 카페를 가서 커피 한 잔에 밤을 새울까도 생각했던, 30분 전의 자신을 반성하며 이제 글을 줄여야겠습니다.